이재오 "朴대통령, 유신 독재권력에 대한 향수 있다"

"정윤회 사건 위기 넘기려 자원외교를 제물로 삼아"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박정희 정권에 대한 향수, 그 중에서도 유신 독재 권력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이 의원은 11일 새정치민주연합 이해찬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권력구조 개편과 헌법개정' 토론회 축사를 통해 "이 정권이 요즘 하는 걸 보면 권력 독점을 넘어 권력을 사유화 한다"며 작심한 듯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우선 '정윤회 문건'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 말 중에 '청와대 실세가 진돗개'라는 등, 문건이 '찌라시'라는 등, 권력을 사유화 하지 않고서 그런 말이 나오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찌라시란 말은 속어로 술자리에서 하는 말이지 공식적으로 대통령이 말하는 용어가 아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박 대통령이 권력운용 행태가) 가부장적으로 나간다. 국민들이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를 언급하며 "지도자적 위치에 오르면 자기가 한 말을 번복할 때는 국민들께 양해를 구하고 죄송하다 해야 한다"며 "그런데 한마디 말도 없지 않느냐"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권력에 민주적 책임성에 대한 개념이 없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가 40분 간 완전 침몰되는 이 시간동안 왜 구조를 못했느냐가 국민의 분노인데 내각의 책임을 지는 총리가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권력을 행사하는 것만큼 책임을 져야 하는데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런 것들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적폐"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집권 뒤) 내각제를 대통령제로 바꾸고 정권을 더 잡아야 하니 계엄령 내리고 3선 개헌에 유신헌법까지 했다"며 권력구조 폐해의 원죄를 박 전 대통령에게 묻기까지 했다.

이 의원은 행사를 마친 뒤엔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에 대한 국정조사 합의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자원외교는 어느 정권이나 다 해야 하는 건데 국정조사 한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자원외교 자체를 문제 삼으려 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야당은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주장할 수 있다"며 "다만 여당이 국정조사를 받아주는 것처럼 해버리면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정윤회 사건, 십상시 사건이라고 하는 위기를 넘기기 위해 (전 정부의 자원외교를) 제물로 삼아서 자기들 위기를 돌파하려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무원연금하고 딜을 한다는데 공무원연금은 여야가 딜을 할 것이 아니라 공무원노조하고 딜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출석하겠다는 뜻을 보였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 그런 말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전직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익이 관계된 문제라 이 전 대통령이 쉽게 발언할 게 아니다. 대통령은 부를 수도 없다"고 했다.

또한 "대통령을 부르려면 자원외교를 한 전직 대통령들을 다 불러야 한다"며 "비리를 조사하려면 해야지만 대통령이 자원외교를 안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자신을 통해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양해를 구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