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수사중인 제주도내 모 사회복지시설의 장애인 폭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가족이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해당 시설의 책임있는 사과를 촉구했다.
장애인 인권유린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시설과 제주도의 합당한 조치를 주문했다.
기자회견장에는 피해 장애인의 어머니인 이소녀씨(46)가 직접 참석해 아들을 대신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호소했다.
이씨는 "(아들이)자폐아라는 이유로 폭행을 가하고 진실까지 숨기는 모습에 화가 난다"며 "어머니로서 아들의 아픔을 밝혀내지 못해 미안하다. 평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어 이씨는 "해당 시설 관계자는 '별 거 아니'라며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 권력자, 돈이 많다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일이 용납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씨는 "자식을 위해 불덩이에도 뛰어들 수 있는 것이 어머니의 마음이다. 아들을 위해 인권을 유린하고 짓밟고 약한 자를 무시하는 그들과 끝까지 하겠다"고 말했다.
사건은 11월8일 도내 장애인거주 사회복지시설에서 발생했다. 당시 시설측은 피해자를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도록 했다.
닷새뒤 피해자는 시설에서 복통을 호소해 서귀포의료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의료진은 복강혈관 손상 진단을 내렸고 수술이 이뤄졌다.
이씨는 복지시설 담당 직원에게 폭행 여부를 따졌고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하자 11월15일 복지시설 관계자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자기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폭행사건이 발생하고 해당 복지시설에서 사건을 은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 발생 후 한달이 지나고 있지만 복지시설과 경찰 모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서귀포시장애인단체연합회 등 도내 장애인단체가 공동대책위를 꾸려 적극 대응하고 있다.
김창수 서귀포시장애인단체연합회장은 "제주에서 있어서는 안될 장애인 인권유린 사태가 발생했다"며 "중증장애인에 대한 폭행은 절대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수사기관은 폭행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해당 시설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며 "제주도 역시 해당 시설 운영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귀포경찰서는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시설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피해자 진술 확보가 어려워 수사에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소리=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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