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정윤회 보도, 청와대 눈치 보기"

종편 방송량, 시간 3~4배…최민희 "이명박근혜 정권 방송 장악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의 국정 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상파 방송 3사보다 종합편성채널의 보도량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세계일보>의 '정윤회 문건' 단독 보도가 있었던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5일간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TV조선, 채널A, JTBC 등 종편 3사의 메인 뉴스를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보도량과 보도순서 등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세계일보>의 최초 보도가 있었던 지난달 28일의 경우 KBS는 관련 보도를 메인뉴스 11번째 꼭지에 한 건 배치에 1분29초 가량 보도했으며, MBC는 17번째에 1건(1분37초), SBS는 3번째에 1건(1분53초) 보도하는 데 그쳤다.

반면 TV조선과 채널A, JTBC 등 종편은 뉴스 시작과 동시에 각각 6건 씩 총 17분37초, 10분43초, 20분40초 동안 해당 사안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또 최 의원에 따르면, 종편 3사가 5일 동안 해당 사안을 총 90건, 3시간34분27초 동안 보도한 데 반해 지상파는 29건을 49분2초 보도하는데 그쳤다. 종편이 지상파보다 보도량으로는 3배, 시간으로는 4배 더 많이 보도한 것이다.

ⓒ최민희의원실

보도 형태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였다. 최민희 의원실의 분석 결과 28일부터 사흘 동안 지상파에서는 단독보도 및 심층 취재가 한 건도 없었던 반면, 종편은 정윤회 씨의 첫 육성 인터뷰(JTBC),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박모 경정의 첫 인터뷰(TV조선) 등의 단독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은 "소극적인 보도 태도를 보였던 지상파에서 12월1일 갑자기 보도량이 급증했는데, 이날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기 문란' 발언이 나온 날"이라며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할 책임이 있는 박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KBS와 MBC는 청와대와 박 대통령의 입장을 충실히 보도해 그 프레임에 따라 의제 증폭에 적극 나섰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 보도를 보면 지상파의 의제 설정 기능은 완전히 실종됐다"면서 "지상파가 이번 사안에서 '청와대 눈치보기'와 '수박 겉핥기' 식 보도를 하는 것은 '이명박근혜 정권' 동안 누적된 방송 장악의 결과이며 이대로 간다면 지상파는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