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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첫 직선제…"비정규직이 민노총 중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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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첫 직선제…"비정규직이 민노총 중심돼야"

후보자 토론회 격론…"내년 총파업으로 승부" vs "준비없는 '뻥파업' 안 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첫 직선제 지도부 선거를 열흘 앞둔 23일 언론사 합동 토론회를 열었다. 조합원 67만여 명이 유권자로 참여해 공직선거를 제외하면 전국단위 선거 중 가장 큰 규모인 만큼, 첫 직선 지도부 후보들의 토론 열기도 뜨거웠다.

이날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카페 온에어'에서 열린 토론회의 최대 화두는 민주노총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는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그리고 대정부 투쟁이었다.

네 팀의 선거본부 모두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과 함께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에서 비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으로의 전환을 주장했지만, 그 방식에 있어선 일부 의견이 엇갈렸다.

▲민주노총 첫 지도부 직선제 선거를 열흘 앞둔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카페 온에어'에서 언론사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프레시안(선명수)

우선 비정규직 조직과 관련해 기호 1번 정용건 위원장 후보는 "조직화의 핵심은 사람을 어떻게 양성하느냐는 것"이라며 "활동가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비정규직 조직화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기호 2번 한상균 위원장 후보는 "현대차 사내하청이나 씨앤앰 비정규직 투쟁은 모두 정규직 노조의 엄호가 뒷받침됐다"면서 "그런 사례를 잘 곱씹어봐야 하고,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법안 폐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기호 3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전략조직투쟁본부를 설치하겠다"면서 "조합비 납부 기준을 현행 통상임금의 1%에서 총액임금의 1%로 올려 500억 원을 추가 조성해 비정규직 조직화의 물적 토대로 쓰겠다"고 했다.

기호 4번 전재환 위원장 후보는 "지역본부를 강화해 청년유니온이나 알바노조 같은 세대·계층별 맞춤 조직화 사업으로 100만 비정규직 조직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2015년부터 총파업 전면전" vs "준비되지 않은 '뻥파업' 안 돼"

대정부 투쟁에 대해선 네 팀의 후보 모두 강도 높은 투쟁을 주장하면서도, 그 방식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우선 기호 2번 한상균, 기호 3번 허영구 후보조는 대정부 투쟁 방식으로 '총파업'을 강하게 주장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출신의 한 후보는 "박근혜 정권과의 승부는 2015년에 갈린다"면서 "내년에 제대로 못 싸우면 다시 반격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악과 공공부문 민영화, 노동기본권 개악 등의 의제를 모아 내년 상반기 투쟁에 나서고, 간접고용과 사내하청 노동자 10만 대반란을 조직해 그 힘으로 박근혜 정부와 물러설 수 없는 전면전을 하겠다"고 했다.

허 후보 역시 "2015년 상반기부터 총파업 기획단을 꾸려 총파업 조직화에 나서야 한다"며 "2015년 전국노동자 대회에서 총파업 투쟁 선포식을 열고, 다음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총파업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은 총파업이 자칫 '뻥파업'이 될 수 있다며 현실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호 4번 전재환 후보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뻥파업' 밖에 안 된다"면서 "과거 철도노조 파업 때처럼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당위성만으로는 안 되며, 준비된 파업을 해야 한다"고 반론을 폈다.

기호 1번 정용건 후보 역시 "모든 조합원과 함께 할 수 있는 투쟁 의제를 만든 뒤 정부에 맞서야 한다. 사회연대전략을 토대로 2016년에 전면적인 싸움을 시작해 2017년 상반기에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총파업에 대해선 "투쟁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며 "사회적 연대를 조직하는 게 우선이지 총파업이 답이 아니다"라고 시기상조론을 폈다.

진보정당 통합 이견…"반드시 통합해야" vs "대리주의 그만, 직접 노동정치 해야"

분열돼 있는 진보정당의 통합 및 진보정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기호 1번 정용건 후보는 "진보정당을 이대로 두고 갈 수 없기 때문에 진보정당 통합을 제안할 것"이라면서도 "통합에 앞서 현 사태를 만든 진보정당 지도부들이 국민과 조합원에 사과해야 한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민주노총이 직접 노동정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호 2번 한상균 후보는 "진보정치에 대한 노동자들의 기대가 아직 남아있다"면서도 "우리 조직, 우리 정파가 잘못했다는 사람은 없는데, 당사자들의 철저한 반성 이후 진보정치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호 3번 허영구 후보는 "현재 진보정당 통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민주노총이 진보정당에 소위 '몸 대고 돈 대는' 대리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 이젠 현장 노동자들이 노동자 정치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며 통합 논의에 부정적인 뜻을 피력했다.

반면 기호 4번 전재환 후보는 "민주노총이 중심에 서서 진보정치의 재정립을 이루지 않는다면 대단히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진보정치 대통합을 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설립 20주년을 앞두고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이번 직선제 투표는 내달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다. 이에 앞서 오는 29일엔 마지막 3차 후보자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개 선본이 결선 투표에 오르게 되며, 1차 투표의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하면 투표가 무산돼 재선거가 치러진다. (☞관련 기사 : 민주노총 첫 직선제 선거, 4파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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