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다 지난 일인데 뭘"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은 2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산에 다시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탄핵역풍으로 야인(野人) 생활을 할 당시에도 그는 등산을 다녔었다. 경선 결과에 대한 소회를 묻자 그는 "다 지난 일인데 뭘…"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협조 여부,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그는 "질질 끌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스타일이 아니지 않느냐"고만 답했다.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은 본업인 자신의 출판사로 돌아 갈 것으로 알려졌다. 서청원 상임고문과 이혜훈 의원은 해외로 출국해 당분간 휴식을 취한다는 계획이다.
캠프 대변인이었던 김재원 의원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는 다른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이정현 전 수석부대변인은 "시내 대형서점에서 '책 삼매경'에 빠져 있다"는 근황을 전해 왔다.
'비통함' 토로하는 인사들도 줄을 이었다. 비서실장으로서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유정복 의원은 이날 박 전 대표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차라리 대표님께서 펑펑 우시면서 안타까워라도 하신다면 한 번 실컷 울고 말 텐데 그러지 못해 하염없이 가슴 속에 눈물만 고여 간다"며 울분을 토해 냈다.
지난 20일 전당대회 자리에서 박 전 대표에게 개표결과를 직접 전했던 유 의원은 "승리를 확신했을 대표님께 터질 것 같은 심장의 고통을 참으며 무대에 올라 '패배하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보고를 했다"며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안 된 거죠? 알았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재원 의원도 전날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 먼동이 터올 때까지 저는 어두운 방구석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면서 "이제 저는 떠난다. 백척간두의 끝자락에 서서 서로를 향한 말의 성찬이 계곡을 메우고 산이 되는 험한 전장에서 벗어난다"고 허탈한 심경을 밝히는 한편 "이제 저는 박근혜 의원의 영원한 서포터스의 한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캠프'는 전날 해단식을 갖고 공식적으로 해산됐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이명박 진영에 비해 충성심과 밀도가 높다는 자타의 평가를 받았던 박근혜 캠프다.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선택 여하에 따라 어느 시점엔가 재결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 본인이 경선승복을 깨끗이 선언한 만큼 더 이상 논란의 여지는 없지 않느냐"면서도 "그렇다고 우리가 이명박 캠프에서 뭔가를 할 것도 아니고, 가끔 서로 얼굴이나 보는 자리는 계속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