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과 쪽방 주민 등 사회적약자를 통합 치료하는 무료 '진료소'가 전국 최초로 대구에 생긴다.
대구쪽방상담소와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은 대구 중구 곽병원 2층에 의료취약계층을 통합 진료하는 '대구희망진료소'를 오는 18일 연다고 밝혔다. 이들은 18일 오후 4시 곽병원 별관 지하 문화센터에서 대구희망진료소 개소식을 갖고 사회적약자들을 위한 본격적인 의료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희망진료소에는 그 동안 대구쪽방상담소에서 근무하던 공중보건의 1명과 간호사 2명 등 모두 3명이 상주한다. 이들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 등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펼친다. 진료소 내에서는 기본적인 1차 진료가 이뤄지고 세밀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대구쪽방상담소, 대구노숙인지원센터와 연계를 맺고 있는 곽병원과 대구의료원 등 대구지역에 있는 5개 병원에서 추가로 진료가 이어진다.
진료 대상은 대구지역 5개 노숙인 쉼터와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에 등록된 노숙인과 대구 쪽방촌 주민이며, 신분이 확인되지 않거나 등록되지 않은 노숙인과 쪽방 주민의 경우에도 임시 절차를 거치면 1차 무료진료가 가능하다. 진료 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진료소는 지난주 대구쪽방상담소가 운영하는 서구 비산동 '희망드림센터'에서 곽병원 2층으로 이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앞서 대구쪽방상담소와 대구종합노숙인지원센터는 쪽방 주민과 노숙인 진료소를 개별 운영했다. 대구쪽방상담소는 2002년부터 거리무료진료를 펼치다 2004년 정부 지원을 받아 대구적십자병원에 무료진료소를 차렸고 대구적십자병원이 문을 닫은 후에는 상담소 내에서 진료를 이어왔다. 올해 6월 24일에는 서구 비산동에 쪽방 주민을 통합지원하는 '희망드림센터'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어 진료소도 센터 내로 옮겼다. 대구노숙인종합지원센터도 비슷한 시기에 노숙인 대상 진료소를 센터에서 운영했다.
그러나 2012년 4월부터 인력 축소로 대구노숙인종합진원센터에 공중보건의가 배치되지 않아 노숙인들은 대구쪽방상담소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경제취약계층인 노숙인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대구쪽방상담소 진료소까지 이동해야 해 불편을 겪어 왔다. 때문에 이들 단체는 각자 무료진료 활동 10년 만에 통합을 추진하게 됐다. 진료소는 곽병원이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로 했다.
박남건 대구쪽방상담소 무료진료소 팀장은 "쪽방 주민과 노숙인은 모두 사회적약자이자 의료취약계층으로 각자 지원센터에서 진료를 받아왔지만 인력 누수 현상이 발생하면서 2년간 한 곳에서 함께 진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동이 불편한 분이 많아 아예 대구 교통 중심에 있는 곳에 통합 무료진료소를 차리기로 결정했다"며 "곽병원이 흔쾌히 장소를 제공해 설립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희망진료소는 쪽방 주민과 노숙인들의 아픈 몸을 치료하는 것 뿐만 아니라 쉼터나 자립활동 등 연계사업을 펼쳐 이분들이 사회 안에서 하나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통합진료소가 이분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월세 10~20만 원으로 여관이나 여인숙 등 1평 남짓한 쪽방에서 생활하는 대구지역 쪽방 주민과 노숙인 등은 모두 1000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쪽방상담소는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대구시에 촉구하고 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