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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이 절대 듣지 말아야 할 '야신'의 충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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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이 절대 듣지 말아야 할 '야신'의 충고

[기자의 눈] 국정은 프로야구 승부가 아니니까

김성근 감독은 승부사다. 2000년대 후반 SK와이번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젠 해체됐으나 모든 야구팬들이 '비주류의 반란'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던 고양원더스의 분투를 진두지휘했다. 최근 한화이글스 감독으로 선임돼 다시 프로 무대에 돌아왔다.

그의 별명은 야신(野神). 이기는 방법을 안다. 경기 관리가 악착같다. 넉넉하게 리드하는 상황에서도 빈틈을 보이는 법이 없다. 선수 관리도 집요하다. 어설펐던 선수가 그의 조련을 거쳐 스타덤에 오른 사례가 많다. 승리가 궁극의 목표인 프로 스포츠의 본질에서 그의 승부욕은 결과로 빛난다. 적어도 야구계에서 그는 최고의 리더로 인정받는다.

김 감독이 7일 청와대에서 특강을 했다. 김기춘 비서실장,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정진철 인사수석 등 비서실 및 안보실 직원 250여 명이 그의 특강을 들었다. 주제는 '리더십의 조건, 어떤 지도자가 조직을 강하게 하는가?'.

그는 리더와 승부에 관한 자신의 지론을 한 시간 반 동안 풀어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팀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려는 감독의 외롭고 고단한 싸움에 관한 이야기다. 청와대가 추후 요약 발췌해 배포한 내용만 봐도 그는 '김성근표 리더십'을 흠잡을 데 없이 설파했다. 몇 대목 옮긴다.

"이기기 위해서 전력투구를 해야지 어떻게 살겠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는 것."
"현실을 어떻게 돌파하는지가 문제, 그 현실을 슬프게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진 사람."
"비난에 대해 해명하는 자체가 시간 낭비. 자기 길을 가야 된다."
"승부의 세계는 현실. 동정이나 위로는 필요 없어."
"더럽든 재미없든 다른 사람을 의식할 필요 없어. 조직이 이겨야. 선수의 자존심보다 더 중요한 건 조직의 승리."
"결과를 의식한 사람은 시작을 하지 못해. 주춤함이 실패를 낳는다."
"리더는 존경받는 자리에 오르면 안 돼. 지나간 다음에 존경받는 자리에 서 있는 것. 존경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

그러나 정치는 야구가 아니다. 국정은 우리편과 상대편이 맞붙어 싸우는 승부가 아니다. 국민을 적으로 삼을 수는 없는 일, 반대 세력과도 타협과 공존이 필수다. 김 감독이 강조한 좌고우면 없는 '리더의 뚝심'은 자칫 독선이 되기 십상이다. 가뜩이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적받는 가장 큰 약점은 소통 부족이다.

박 대통령이 김 감독의 강의를 직접 듣지 않아 다행이라 여긴다. 그래도 250여 명의 청와대 비서실 참모들이 혹시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스트적인 영감을 얻었을까 걱정이다.

특강이 끝난 뒤 김기춘 비서실장의 답사. "희망의 새시대를 이루기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꼭 야신 김성근 감독 말씀대로 이겨내야 한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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