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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몸값' 깎았지만…이재용 쥔 돈 '1.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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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몸값' 깎았지만…이재용 쥔 돈 '1.7조'

공모주 내놓은 삼성전기 '헐값 매각' 논란 여전할 듯

올해 상장 공모시장의 최대어인 삼성SDS 공모가격이 기관 수요예측의 흥행몰이를 기반으로 19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유한 삼성SDS 지분가치는 1조6580억원이 됐고, 삼성전기는 1조159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수요예측에 몰린 자금만 450조
2일 삼성SDS에 따르면 상장 공모주 609만9604주에 대한 주당 공모가격이 지난달 29∼30일 실시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19만원(액면가 50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삼성SDS와 대표주관회사가 제시한 희망공모가격 범위(15만∼19만원)의 최상단 가격이다.
수요예측의 흥행을 기반으로 한다. 자신들의 몫 60%(365만9762주)에 대해 23억8400만주가 몰려 65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몰린 자금만 해도 450조원(확정 공모가 기준)에 이르고, 참여한 기관만 해도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1075곳이나 됐다. 세계적 헤지펀드 소로스펀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외국계 '큰손'들은 물론이고, 사상 처음으로 국민연금까지 대거 참여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공모가격이 상당히 보수적으로 평가됐다는 점이다. 가격 제시 없이 정해지는 공모가대로 물량을 받아가겠다거나(7.2%), 밴드 최상단(19만원) 이상으로 가격을 써낸(92.7%) 기관이 거의 100%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 인기라면 밴드 최상단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정해지더라도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도 삼성SDS는 스스로 자신의 몸값을 깎은 셈이다.
이는 삼성SDS가 후한 몸값을 받기 보다는 투자자들을 만족시키는 공모 흥행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적정한 기업가치는 상장후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는 5일의 우리사주조합 청약 외에 5~6일에 있을 일반투자자들의 20%(121만9921주)의 청약 열기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 지분..상장 후가 더 관심
증권신고서 제출일 현재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22.58%를 보유한 삼성전자이며, 삼성물산이 17.08%를 갖고 있다. 그 다음이 이재용 부회장(11.25%), 이부진 사장(3.90%), 이서현 사장(3.90%), 김인주 사장(1.71%) 순이다.
공모가격이 확정되면서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부문은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다. 비록 공모가를 흥행에 비해 대폭 낮춰 잡았지만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가 1조6590억원에 달한다. 부회장은 이 보유지분을 활용해 후계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만도 39.66%에 달하는 만큼 이 부회장이나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지분이 없어도 삼성SDS의 경영권 안정에는 별 문제가 없다. 즉 상황에 따라 이 부회장이 보유지분을 모두 처분한다면 1조6583억원을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상장후 주가흐름에 따라 현금화할 수 있는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상장 후 목표 주가를 36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SDS 상장을 통해 마련되는 '실탄'이 그룹 승계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삼성생명이나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생명 지분은 없고, 삼성전자는 0.57%만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물려받거나 삼성전자 지분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삼성SDS 상장을 통해 마련된 자금이 동원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재무구조 탄탄한 삼성전기 왜?
반면 삼성전기는 삼성SDS 보유주식 '헐값 매각' 논란에서 여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삼성SDS의 공모주식은 삼성전기가 내놓은 주식이 전부인데, 밴드 상단으로 정해지긴 했지만 공모가격을 보수적으로 잡은데다 일부 증권사에서 상장후 목표주가를 30만원대로 제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막대한 상장차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매각을 서두르는 배경에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연대는 삼성전기에 삼성SDS 지분의 매각결정 이유를 묻는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기 측은 지난달 26일 공시를 통해 "삼성SDS 보유지분 매각목적은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기는 부채비율이 69.1%에 불과하고 현금성 자산도 5870억원이나 돼 재무구조가 탄탄한 편이다. 만약 투자재원이 필요했다면 삼성SDS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 재무적으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즈니스워치=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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