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고통 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에 나서자고 주장했다. 정치 개혁과 관련해선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는 2011년 이후 줄곧 저성장의 늪에 갇혀 있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한민국 간판기업들의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경제적 여력은 커지지 않은 가운데 복지 욕구는 분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성장-과잉복지로 과거에 위기를 겪었던 선진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해결해야 한다며 "과도한 '복지병' 유발로 '저성장-고실업'과 '사회갈등과 분열'이란 고질병에 시달리"게 된 유럽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위기가 찾아왔을 때 대처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달랐다"며 노사정 대타협이 있었던 네덜란드와 독일을 위기를 타개한 모범적인 국가 사례로 들었다.
김 대표는 "네덜란드는 1982년 바세나르 협약으로 근로자의 임금인상 억제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공무원의 봉급 삭감, 국민들의 복지혜택 축소 등 철저한 고통분담으로 국가경쟁력을 다시 높였다"고 했고 독일은 "2003년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 연금보험과 의료보험 개혁으로 재정 부담 완화, 기업 부담 축소"를 하며 오늘날 "유럽 경제를 이끄는 절대 강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같은 선례를 따르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저성장-저물가)'에 빠질 거란 우려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대한민국이 직면한 총체적 위기 상황을 감안해 고통분담을 통한 사회적 대타협 운동을 벌일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대타협의 범위를 복지, 연금, 노사, 산업, 정치 등 보든 분야에 걸쳐 진행돼야 한다고 하며, 최우선 과제로 "복지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강조했다.
그는 "공짜 복지는 없다"며 "세금을 덜 내고 낮은 복지수준을 수용하는 '저부담-저복지'로 갈 것인지, 세금을 더 내고 복지 수준을 높이는 '고부담-고복지'로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동시에 세수 부족 상황을 강조하며 "기성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같은 그의 인식은 공무원연금 개편 필요성에 대한 강조로 이어졌다. 김 대표는 "나라의 미래를 위해 공무원연금 개혁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정치적 손해를 보더라도 용기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을 향해 "조국 근대화의 주역으로 일해 온 여러분께서 다시 한 번 애국심을 발휘해 달라"고 했고, 야당을 향해선 "여야가 함께 개혁안을 완성시켜 나가자"고 했다.
복지 후엔 노사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1조30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노조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며 "풍전등화 위기 속에서 노사가 싸우는 것을 보고 세계 어느 기업이 대한민국을 찾고 투자하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사간 사회적 대타협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임을 강조한다"고도 말했다.
이후 김 대표는 이어 지방·계층간 격차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지방 경제 활성화와 지방재정 안정을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했고, 그를 위해 "조세 가운데 지방세의 비중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세상공인·중소기업·중견기업과 대기업이 대등하게 거래할 수 있는 '공존 경제민주화'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힘 없는 기업 편에 서겠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 대타협의 한 축으로 '사회지도층'을 꼽으며 "여야는 내년에 국회의원 세비를 동결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19대 국회 들어 국회의원 연금도 없앴"으니 "장차관 등 정부 고위직의 내년도 임금 동결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활동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필요한 입법을 자제하는 게 바로 기업을 돕는 길"이라고 했고, 그러면서도 '의료 영리화'법 논란 속에 있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이른 시간 내에 통과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정치 혁신을 말하며 "국회 선진화법을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기본 틀인 다수결 원칙이 사라지면서 입법부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렸다"며 "국회 선진화법의 재검토를 야당에 요청한다"고도 했다.
"정당 민주주의 실현 위해 차기 총선에선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해야 한다고도 그는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민이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여야 모두에게 강력하게 제안한다"며 이를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문]
□ 시작하며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정홍원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대한민국은 올해 세월호 참사라는 너무나 큰 슬픔과 충격을 겪었습니다.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미처 청산하지 못한 적폐와 부정부패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잃게 만드는 원인이 됐습니다.
안전은 근본적으로 비용이 들고 불편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원칙을 도외시한 우리 사회의 폐습은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르게 했습니다.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야 할 책임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국민을 실망시켰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권이 보여준 행보는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우리 국회는 지난 5월 이후 5개월 동안 단 한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는 식물국회로 일관했습니다.
정치는 진영논리에 빠져 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갈등을 더 부추기면서 아무 일도 하지 못했습니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 기본인데,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슬픔 앞에서도 우리 정치는 자기 주장만을 관철시키려는 극한 대립의 모습만 연출했습니다.
정치가 나라를 미래와 희망으로 이끌지 못했습니다.
결국 문제의 근원은 정치였습니다.
우리 정치권이 국민으로부터 더 이상 "정치가 실종되었다"는 지탄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이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2011년 이후 줄곧 2~3%대 저성장의 늪에 갇혀 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는 생기지 않고, 국민의 살림살이는 힘들기만 합니다.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돈이 돌지 않고,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한민국 간판기업들의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력은 커지지 않은 가운데 복지 욕구는 분출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의 상황을 걱정합니다.
“나라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위상을 지키기도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겠습니까.
□ 위기 극복한 선진국을 타산지석으로
저는 `저성장-과잉복지’로 과거에 위기를 겪었던 선진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들이 겪은 쓰라렸던 고통을 우리 대한민국이 똑같이 다시 반복하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되지 않겠습니까.
유럽 각국은 1960년대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시절 ‘유러피안 드림’으로 불리는 복지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복지는 ‘복지병’을 유발해서 근로의욕을 떨어뜨렸고, 국민들을 나태하게 만들었고,
그 나태는 필연적으로 부패를 불러왔습니다.
그 결과 ‘저성장-고실업’ ‘사회갈등과 분열’이라는 고질병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 대처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달랐습니다.
네덜란드는 1982년 노·사·정이 함께 참여하는 ‘바세나르 협약’으로 위기를 탈출했습니다.
근로자의 임금인상 억제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공무원의 봉급 삭감, 국민들의 복지혜택 축소 등 경제주체 간에 철저한 고통분담으로 국가경쟁력을 다시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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