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꾸려진 '용산 사건 한나라당 진상 조사단'은 주로 촛불 집회 과정 등에서 시민의 '폭력성'을 부각했던 전력의 '강경파'들로 이뤄졌다. 향후 한나라당 차원의 '진상 조사'의 전개를 예측케 하는 명단이다.
진상조사단은 제1정책조정위원장인 장윤석 의원을 단장으로 장제원, 신지호, 이범래, 손범규, 홍일표, 박민식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신지호 "반대한민국단체의 도심테러 가만히 두자면 멍청이"
일단 서울지검 공안1부장 출신인 장윤석 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도심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신지호 의원도 행자위 전체 회의장에서 '도심 테러'라는 장 의원의 정의에 맞장구를 쳤다.
특히 신 의원은 "이번 사고는 전철연이라는 '반대한민국단체'의 도심테러적 성격이다"면서 "망루의 발화는 화염병 투척으로 추정되는데 고의적 방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투척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테러를 가하는 세력을 가만히 놔두자고 주장하는 멍청이는 없을 것이다"면서 "불법폭력이 아니라 명백한 도심테러인데 이런 것을 감싸려고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역시 검사 출신인 이범래 의원도 "용산 사태는 시위가 아니라 테러 행위라고 저는 정의를 내리겠다"고 가세했다.
촛불 집회 역전의 용사가 모였다?
장윤석 위원장은 민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촛불 탄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사이버 모욕죄' 대표 발의자이기도 하다.
장제원 의원의 경우 경찰견이 시위자를 무는 장면을 담은 외국의 '시위 진압 사례' 동영상을 상영하며 "경찰의 시위대 진압 메뉴얼이 약하다"는 등의 발언을 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장제원 열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신지호 의원은 한나라당이 중점 추진 법안으로 밀고 있으며 반정부 시위 참가 단체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제한하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마스크 법'도 신 의원의 작품이다.
손범규 의원 역시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떼법 방지법'인 '불법집단행위에 관한 집단소송법 개정안' 대표 발의자다. 손 의원은 작년 말 예산안 통과 당시 민주당 본회의장 앞 시위를 두고 "이러니 쿠데타가 난다"는 강경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국회폭력방지법'을 기안한 이범래 의원도 부족할 것 없는 강경파다. 그는 지난해 예산안 처리 당시 "현재 경찰이 시위 진압용 물포 14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촛불 집회와 같은 대규모 집회 상황 발생시 현 규모로는 대응이 곤란하다"고 물대포 증강을 주문했었다.
판사 출신인 홍일표 의원은 미네르바 수사를 '최초'로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김경한 법무부장관에게 "미네르바 등의 루머, 인터넷 괴담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 지 모른다"고 강조했고 당시 김 장관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면 당연히 수사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결국 그 말대로 됐다.
당내서도 우려 "'테러'발언은 너무한 것 아니냐"
박민식 의원 역시 검사 출신이지만 궤가 다른 편이다. 박 의원은 촛불 집회 당시 "의도적으로 사정정국을 만드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거나 "아무리 좋은 정책도 국민과 함께 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발언하는 등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편이지만 한나라당 조사위원회에서 비슷한 성향을 지난 사람을 더 찾긴 어렵다.
이같은 면면에 대해 당내 수도권 출신 한 초선 의원은 "국민 대통합이 절실할 때 과잉 진압을 통해 철거민을 죽음으로 몬 것은 지나치다"며 진상조사단의 '테러'등 강경 발언을 두고 "테러라니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고 우려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의 조기 경질을 주장해 당내에서 고립되고 있는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번 참사로 인한 이념적 대립의 심화를 우려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월에 쟁점법안을 종결하면 (모든 문제가) 끝날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라며 "5년 내내 정권 내내 보수와 진보가 대결을 벌일 것이다. 보수는 10년간 만들어진 사회체제를 변혁 시키려고 할 것이고 진보는 막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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