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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최고 편집인' 브래들리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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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미국 최고 편집인' 브래들리 사망

[부고]워터게이트, 펜타곤 페이퍼 보도 주역

'20세기 미국 최고의 편집자'로 불리는 '살아있는 전설적 언론인' 벤저민 브래들리가 93세의 나이로 21일 별세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편집인 시절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대통령을 낙마시킨 기사를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포스트>의 편집국을 26년간 지휘하면서 <워싱턴포스트>를 세계 최고의 신문으로 변화시켰던 브래들리가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애도했다.

브래들리는 1965년부터 1991년까지 편집인을 맡아 "보도는 공격적으로, 피처기사는 잡지식으로"라는 편집방향을 정해 <워싱턴포스트>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브래들리가 편집인이 되기 전까지 퓰리처상 수상 1회에 그쳤던 신문은, 브래들리의 재임기간 동안 퓰리처상 17개를 받는 등 '공격적 보도'의 전범을 보이는 질적 발전을 이뤘다.

1972년 '워터게이트' 특종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던 괴한 5명이 체포된 사건을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가 심층 취재,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음모였다는 것을 밝혀내 결국 닉슨의 하야를 이끈 보도였다. 이 보도는 "탐사 보도의 새 장(章)을 열었다"는 극찬 속에 퓰리처상을 받았다.

▲2013년 11월20일 오바마 대통령이 브래들리 전 워싱넌포스트 편집인에게 '자유의 메달'을 직접 목에 걸어주고 있다.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 전성기 이끈 편집인"

또한 <워싱턴포스트>가 "그의 매력과 리더십 덕분에 최고의 인재들이 신문에 모여들어, 당대의 가장 뛰어난 편집자라는 찬사를 받게 만들었다"고 할 만큼 브래들리의 재임 기간에 <워싱턴포스트>는 양적으로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특히 일간지에 잡지 개념을 도입해 패션과 유행을 다룬 '스타일' 섹션면 발행은 현재 여러 신문들의 섹션면의 원조가 될 만큼 편집인의 재능을 보인 업적이었다.

브래들리는 생전 인터뷰에서 워터게이트보다 스타일 섹션을 자신의 최고 업적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워싱턴포스트>의 발행 부수는 두 배인 80만부로 늘었고 편집국 인력도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브래들리의 업적이 결코 편집인의 능력만으로 발휘될 수는 없었다는 지적도 있다. 캐서린 그레이엄이라는 사주이자 발행인의 지지가 큰 몫을 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브래들리의 가장 중요한 결정은 그레이엄 발행인과 함께 '펜타곤 페이퍼'를 기사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타곤 페이퍼'는 미국 정부의 베트남전 개입 과정을 담은 1급 비밀 문서였다. 이 문서는 뉴욕타임스가 먼저 입수했지만 국가 안보를 이유로 보도를 주저하고 있을 때 <워싱턴포스트>는 과감하게 보도를 결정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주식 상장으로 권력의 입김에 취약할 때였지만 오히려 '원칙을 지키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선택함으로써 '정론지'로서의 위상을 굳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브래들리의 추모 성명을 내고 "브래들리는 편집인으로서 펜타곤 페이퍼, 워터게이트를 비롯해 국민에게 알려야할 보도를 함으로써 우리가 세상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다"면서 "그는 정직하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보도의 기준을 정립한 인물이며, 지난해 내가 대통령으로서 그에게 자유의 메달을 수여한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의 메달'은 미국의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영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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