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부터 '전 직원 활동복(근무복) 착용' 방침으로 논란을 빚었던 남동구가 다음 달부터 전 직원이 활동복을 입고 근무할 계획이다.
'70년대 발상'이라는 지역사회 등의 비판이 일었지만 남동구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0%'가 넘는 찬성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남동구는 지난 21일 '직원 활동복 선정, 기능과 디자인 겸비, 직원 호응도 높아…'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에 남동구가 도입하는 활동복은 아웃도어 의류 제조사인 E사 제품으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에 선정된 활동복은 △디자인·소재·기능성 등에서 직원들의 편의 고려 △캐주얼한 디자인과 남동구 로고 적용 △에너지 절약을 위한 재질 및 기능성 △직원 근무환경 및 편의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고 했다.
구는 특히 "지난 6일 직원 월례조회 후 가진 품평회에서 처음 전 직원들에게 선보였는데 품평회에 이은 설문조사 결과 남직원 81%, 여직원 84%의 뜨거운 호응이 있었다"며 "이후 개인별 사이즈 파악을 위해 전시된 활동복을 직접 입어본 대다수 직원들은 가볍고 따뜻하며 세련된 디자인에 만족을 표시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추가 구입 문의가 잇달아 수요조사 결과 60여 명이 추가 신청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직원 월례조회 후 활동복 의견을 조사했다는 설문용지에는 활동복에 대한 별다른 설명 없이 부서명, 직급, 성명, 남녀 표시, 패딩점퍼 찬반 표시, 기타의견 게재란만 있는 '쪽지'로 설문을 진행했다.
활동복 착용 추진에 "말도 안 된다,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던 구 공무원들이 막상 설문조사에서는 80% 넘게 찬성을 한 것이다.
지난 7월 28~30일 전국공무원노조 남동구지부가 구청 직원 4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372명(81%)이 반대 의견을 나타낸 바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당시 활동복을 착용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기재한 응답자 130명 중 40명이 '다양성과 자율성이 인정되는 현대사회에 역행하는 사고'를 꼽았고, '예산 낭비', '경직된 분위기 조성 및 책임감, 의무감 고취는 개개인의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27명, 20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구는 '성폭력 예방교육 참석자를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설문조사도 병행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구 관계자는 "동 주민센터까지 전 직원이 모이는 월례조회가 3개월에 한 번 있어 모이기 쉽지 않다"며 "성폭력 예방교육 참석자를 확인해야 하고, 활동복 샘플 설문조사도 해야 되는데 이중으로 조사를 하기 힘들어 함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활동복 착용 추진 초기에는 '구청장이 입는 회색 점퍼 같은 복장이 선정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월례조회가 끝나고 품평회에서 직원들이 무대에 나가 직접 입는 과정을 통해 선정됐다. 실제로 입어보니 제품이 괜찮다는 반응이 나왔고, 어제 오늘 실과별로 사이즈를 확인하기 위해 8벌을 돌리고 있는데 호응이 좋다. 처음 조사 때 억지로 찬성했다면 이런 반응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옷이 실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나와 추가 구입 문의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름을 새길지, 명찰을 따로 달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전공노 남동부지부는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설문조사 결과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무의미한 조사"라고 반발했다.
방기두 전공노 남동부지부장은 "설문조사를 성폭력 예방교육과 병행해 실명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며 "(찬성 등)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약간 조잡하지 않냐', '사이즈가 작게 나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번갈아 입으려고 추가 신청을 한 사람도 있다"고 반박했다.
방 지부장은 "부서에 들어서면 전 직원이 모두 어두운 계열의 같은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사무실 분위기에 맞을 지도 의문"이라며 "설문조사 자체가 찬성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실명 조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레시안=인천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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