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창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합동 연설회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후보검증 논란'을 두고 물러설 수 없는 설전을 벌였다.
박근혜 "강바닥 파서 경제 살린다고?"
박근혜 후보는 "8월 20일 우리 후보가 결정되면 장장 120일 동안 엄청난 '검증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면서 "쓰나미가 몰아치면 아무리 깊이 감춰둔 것도 다 드러난다. (여권에서) 부동산, 세금문제, 위장전입까지 모든 게 의혹이라고 밀어 붙이면 과연 견딜 수 있겠느냐"면서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이는 돈을 주고 상대방을 음해하라고 조직적으로 시키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면서 "깨끗한 후보, 떳떳한 후보, 후회 없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저 박근혜는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후보는 "경제는 대통령 혼자 살리는 것이 아니다. IT, BT로 먹고사는 21세기에 강바닥 파고, 토목공사로 경제가 살아나겠나"면서 "내가 누구의 딸이냐. 나는 어릴 때부터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직접 보며 자랐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혼자 편히 살고자 했다면 험난한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한나라당을 살려야 나라가 산다는 일념 뿐이었다. 티끌만한 사심이 있었다면 사조직을 만들고 경선 룰도 유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당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가 지금 경남에서 가장 앞선다고 들었다. 경상도라고 하면 의리라고 했는데 경상도의 의리를 끝까지 믿어도 되겠느냐"면서 "남해 바닷물이 말랐으면 말랐지, 여러분의 의리는 변하지 않겠죠"라고 반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명박 "천륜까지 음해에 이용하나"
이명박 후보는 "나는 지난 6개월 동안 온갖 음해에 시달리고 있다. '횟가루를 먹고 병역비리를 저질렀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가 일본여자'라고도 한다. 처갓집이 있는 진주에까지 '다른 여자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면서 "여러분, 이건 모두 거짓말로 드러났다. 언제부턴가 '한방, 한방' 했지만 한방이 어디있나. 모두 허풍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내 스승은 가난과 어머니였다. 어머니 덕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면서 "오죽했으면 DNA 검사까지 받았겠는가. 어떻게 천륜까지 음해에 이용하나. 결국 의혹은 거짓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한나라당 역사상 처음으로 영남을 비롯한 수도권, 심지어 호남까지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가 누구냐"면서 "노무현 정권이 왜 국정원까지 동원해 이명박을 죽이려고 하는가. 본선에서 이명박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은 대한민국을 '고비용, 고규제, 고세금'이라는 '쓰리 고'의 나라로 만들었다"면서 "나는 기업도 알고 근로자도 안다. 경제가 어떻게 해야 잘 돌아가는지 그 길을 잘 알고 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기업의 투자가 늘고 해외로 나갔던 기업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 시절의 '실적'을 누누히 강조해 온 박근혜 후보를 겨냥해 이 후보는 "경선은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이다. 당 대표를 뽑는 것이 아니다"면서 "누가 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느냐. 누가 서민의 고달픔을 해결할 수 있느냐. 이명박은 할 수 있다. 이명박이 반드시 여러분의 꿈을 이뤄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지자들도 격돌…"네거티브 말라" vs "사기꾼 아니냐"
한편 행사장의 5000여 관중석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 간의 응원전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이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관중석에선 박 후보가 '이명박 의혹 시리즈'를 언급하며 맹타를 날리자 "네거티브 하지 마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반면 박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연설 도중 "사기꾼 아니냐", "집어 치워라" 등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특히 행사 전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이 홍준표 후보 지지자들에게 배정된 자리를 차지해 홍 후보 측과 박 후보 측 지지자들이 함께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후보 팬클럽인 '박사모' 정광용 대표는 "이명박 측 응원단은 애초 합의된 룰을 완전히 박살내 버렸다. 이들은 응원단인가, 아니면 폭도인가"라면서 "이를 당 경선관리위원회 위원인 모 의원에게 항의했지만 이를 무시했다. 당 선관위의 편향성이 극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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