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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시스템 불신으로 '에볼라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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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시스템 불신으로 '에볼라 공포' 확산

"에볼라 창궐 시에라리온, 국제의료품 통관도 못해"

에볼라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한 런던 열대질병위생대학원 피터 파이오트 교수가 지난달 말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퍼펙트 스톰 상황"이라고 경고했는데, 이 경고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닌 모양이다.

파이오트 박사에 따르면, 과거 에볼라가 창궐한 상황과 지금은 전혀 다르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집중적으로 퍼지고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모두 오랜 내전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파이오트 교수는 "에볼라는 더는 단순한 전염병이 아니라 인류 전체적 차원의 재앙"이라며 "세계 각국과 국제기구가 에볼라를 퇴치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절망스러운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라이베리아에 이어 가장 많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시에라리온에서 국제사회의 의료지원품이 통관을 하지 못하고 두달째 묶여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시에라리온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에볼라 방역과 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14만 달러 상당의 의료품들이 지난 8월9일 이후 시에라리온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이 기간 동안 시에라리온에서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에볼라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시에라리온에서 의료품 통관에 차질이 빚어지는 배경에는 관리시스템 부재, 부패와 정치적 갈등이 있다. 시에라리온 정부와 함께 일하는 외국의 한 관료는 익명을 전제로 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완전 엉망인 상태다. 비상대책센터라는 기구에서 실제로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면서 "여러 파벌들이 제각각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센터 자체가 책임자"라면서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개탄했다.

시에라리온 긴급재난관리센터는 이날 "전날 에볼라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21명으로 하루에 발생한 사망자 수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누적 사망자 수는 557명에서 678명으로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일 기준으로 집계한 에볼라 감염자는 7492명, 사망자 수는 3439명에 이른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 3월 기니에서 처음 발견된 후 인근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 미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 내 최초로 에볼라 감염자로 확진된 토머스 에릭 던컨의 아파트에서 방역작업을 한 방역원들이 작업 후 소독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에볼라 발병 의심신고 급증, 공포 확산

미국의 방역망도 엉망이기는 마찬가지다. 5일(현지시간) 현재 미국 내 에볼라 감염 확진환자는 1명뿐이지만, 발병 의심 신고는 100여 건이 접수됐다.

프랑스와 독일에서 치료받던 에볼라 환자들은 퇴원했지만,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확진 환자인 라이베리아 출신 토머스 에릭 던컨은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치료 중임에도 위독한 상태다.

미국 사회에서 에볼라 확산 가능성이 우려를 넘어 공포감으로까지 확대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당국이 철저한 방역을 장담했지만, 믿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던컨은 스스로 이상증세를 느껴 스스로 이 병원에 찾아왔고, 라이베리아에서 왔다고 밝혔는데도 이 병원 의료진은 "단순한 전염병"이라고 판단해 간단한 항생제 처방만 해주고 돌려보냈다.

게다가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이 있는 댈러스 시와 그 위성 도시를 포함한 댈러스 카운티의 후속 대응 능력도 엉망인 것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댈러스 카운티는 인구 248만명으로 텍사스 주에서 두 번째, 미국 내에서도 9번째로 큰 행정구역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미국에서 최초로 확인되는 상황이 벌어지면 신속한 대응을 해야 하는데, 댈러스 카운티 당국은 방역당국에 연방 의료기관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시하는 것만 따르도록 지시했다.

한편, 라이베리아에서 취재 도중 에볼라에 감염된 NBC 방송의 프리랜서 카메라맨 아쇼카 묵포는 6일 미국으로 후송돼 네브래스카 메디컬센터(NMC)의 특별격리 병동에서 치료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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