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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법 여야·유가족 첫 3자 회동, 합의는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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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법 여야·유가족 첫 3자 회동, 합의는 없었지만…

유가족, 총회 열어 의논키로…새 협상안 도출됐나? 각측 모두 '함구'

정국의 핵심 고리인 세월호특별법 입법을 위해 여야 원내대표와 유가족대책위 3자가 마주앉는 회동이 처음으로 열렸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전명선 위원장 등 유가족대책위 간부들이 국회 운영위원장실에 모여 대화를 나눴지만 이날 당장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유가족대책위는 회동 이후 가족 총회를 열고 총의를 모으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회동에서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29일 오후 6시 30분경 3자 회동을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과 만나 "3자 회동을 통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오늘 나눈 대화를 토대로 해서, 유가족 대표단은 유가족 총회를 통해 총의를 모으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했다. 유가족 총회는 이날 저녁부터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나 새로운 협상안(案)이 나왔는지, 어떤 내용의 안인지 등에 대해 묻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협상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입을 닫았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도 "궁금하겠지만 기다려 달라"며 역시 답을 피했다. 전명선 유가족대책위 위원장도 "안에 대한 것을 답변드리기 바람직하지 않다"며 함구했다.

새로운 협상안 제시된 듯…내용은 철저히 베일에

하지만 각 측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날 회의에서 이전의 8.19 재합의안과는 다른 내용의 안이 제시됐고, 이에 대한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는 협상안 내용에 대해 묻자 "저는 오늘 처음 들었다"며 "오늘 들은 이야기에 대해 우리 당에서 검토가 있어야 되겠고, 만약 새로운 안이 들어온다면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전명선 세월호 유가족대책위 위원장(가운데)과 29일 오전 회동을 갖기 전 사진기자들의 취재 요구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동에서 이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별도 공간에서 기다리는 사이, 유가족과 유가족 측 변호사들 간 논의가 있었던 것 역시 이런 단계를 거쳤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유가족들이 이날 총회에서 내릴 결론에 따라 세월호특별법 입법의 중요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30일) 아침부터 어느 때고 유가족이 총의를 모은 이후에는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했지만, 회동에 배석했던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가 진척이 안 됐다"는 인식을 보인 것은 유가족의 동의 외에도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앞서 여야와 유가족 측은 앞서 이날 오후 3시 30분께부터 대화를 시작했다. 이날 오전 있었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그간 3자 회동 요구를 거부해 온 새누리당이 전격적으로 회동을 수용한 것. 회동은 4시 45분경 이 원내대표와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15분가량 자리를 비웠던 것 외에는 3시간 내내 이어졌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의 이석에 대해서는 '청와대와의 조율을 위한 것', '야당과 유가족 간 의견조율을 위해 자리를 피해준 것' 등 엇갈린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30일 본회의, 야당 참석 여부는 당일 오전 3자 협상에 달려

한편 여야 간 세월호특별법 논의가 재개됐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인 새정치연합의 등원 문제 또한 다음날 오전 3자 협상 이후로 밀렸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저녁 8시 30분부터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당초 "밤샘 의총"을 예고한 것과는 달리 30분 정도만에 의총을 끝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참석 여부는 오늘 유가족 총회에서 모아진 총의에 기초해 내일 이어질 협상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그간 '세월호특별법 논의가 우선'이라며, 세월호 문제가 매듭지어지기 전에는 다른 법안을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세월호법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연계 전술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30일 본회의에 불참하게 되면, 정 의장과 여당이 사실상의 단독 국회를 열어 법안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야당의 고민이 깊어진 것. 앞서 26일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본회의가 열렸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은 '법안 처리는 30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하자'며 산회했었던 바 있다. (☞관련기사 : 새누리 '단독 본회의' 강행 실패)

최근 당 내에서는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단기간 내에 성과를 못 내더라도, 이는 장기 과제로 돌리고 법안과 예산 처리에 먼저 임해야 한다며 등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내 개인적 생각은 원내투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강력한 원내투쟁으로 방점이 옮겨지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법안 처리에 성공한 여당이 야당에 아쉬울 것 하나 없는 상태가 되면, 세월호법 협상력은 더 작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당 내 일각에는 여전하다.

박 원내대변인은 "전혀 뜻밖의 방향이 아니라면, 이 원내대표는 내일 9시부터 새로운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대기하겠다고 했고 박 원내대표도 반대할 이유가 없어 아침 일찍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며 "기대를 가지고 봐 달라"며 희망적인 관측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있었던 3자 회동에서 새로운 협상안이 제시됐느냐고 묻자 "안을 얘기하지 않고 어떻게 협상이 되겠나"라고 시인했으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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