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입법 전쟁' 실패 원인을 '홍보 부족'으로 진단한 한나라당이 설을 앞두고 대대적인 지방 순회 홍보전에 나선다. 민주당의 수사인 'MB악법'에 대응해 'MB약(藥)법'이라는 선전 문구도 만들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이던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2월 입법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역설하며 "(설 연휴까지를) 대국민 홍보기간으로 정해, 전국을 동시다발적으로 순회하며 법안을 홍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언론법, 금산분리 완화 등 쟁점 법안 27개와 관련해 민주당에 밀려 처리 시기도 잡지 못하는 등 법안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2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
한나라 '전국 순회 홍보회' 열어
한나라당 지도부는 오는 22일까지 전국 16개 시·도를 방문, 쟁점법안에 대한 직접 방문 설명에 나설 예정이다.
전국 순회 홍보전은 과거 박희태 대표 혼자 지역을 돌며 고군분투했던 것과 달리 국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을 기회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다. 최고위원 전원, 원내대표단, 정책위의장단, 사무총장 등은 조를 나눠 16개 시도당을 순회하게 된다.
그 일환으로 15일에는 부산과, 인천, 충북, 충남, 전북, 경남 등지에서 쟁점법안 설명회를 연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개최되는 '정책설명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권경석, 김정권, 이주영, 조진래 의원 등 경남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비롯해 경남도지사, 창원시장, 지역 당협위원장 등 400여 명이 참석한다.
이날 정책 설명회는 '국회폭력 동영상' 상영도 일정에 들어있다. '국회폭력 방지법'과 함께 폴리스라인을 본뜬 '질서유지라인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국회질서유지법'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한다는 취지다.
창원과 함께 전주에서 동시에 열리는 '전북 정책설명회'에는 임태희 정책위의장과 함께 박재순 최고위원을 비롯, 당원 200여명이 참석한다. 내일인 16일엔 서울과 광주, 울산, 전남, 20일엔 강원과 경북, 22일엔 제주에서 신년하례회 겸 정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효과는? '글쎄…'
하지만 이같은 행사을 연달아 개최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14일 대구에서 열린 정책설명회에는 불과 200여 명이 참석해 '집안 행사'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참석자 대부분은 당원이거나 당직자였다.
이날 설명회에 함께 참석한 공성진 최고위원과 원희룡 의원은 개별적으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디어법 등 현안에 대해 다른 의견을 밝히기도 하는 등 당내 공감대도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공 최고위원은 미디어 관련 법안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원 의원은 "재벌의 공중파 장악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바 있다.
난이도별 홍보 책자 배포... "MB약법" 만화로도 설명
전날 한나라당은 명절을 앞두고 지역구 챙기기에 나서는 의원들에게 145페이지 짜리 '주요법안 해설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미디어 관련법, 금산분리 완화 관련법, 사이버모욕죄법, 복면금지법 등 27개 쟁점법안에 대한 설명을 담았다.
쟁점 법안이 곧 '경제 살리기 법안'임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취지로 '관련 Q&A'도 수록했다. 이같은 내용을 의원들에 숙지시켜 직접 당원교육,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주민들을 상대로 홍보전을 벌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홍보물은 난이도 별로 제작된 후 전국에 배포될 예정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식자층을 겨냥한 자료와 국민들을 대상으로 쉽게 설명한 자료 두 가지를 설 전에 배포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조 대변인은 홍보 책자와 관련해 "만화 형식도 들어간다"며 "쟁점법안에 대한 설명을 누구나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30만부 가량 제작한 '설날 특집 당보'도 설 연휴에 맞춰 각 당원협의회로 배포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