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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令) 안서는 문희상…비대위원들, 문희상에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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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영(令) 안서는 문희상…비대위원들, 문희상에 경고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 만들려 하면 안돼", "모든 걸 다 하려는 건 과욕"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지 사흘 만에, 비대위 회의 석상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전날 있었던 '모바일 투표 논란'(☞관련기사 : 새정치 벌써부터 '모바일투표' 논란…전당대회 룰 신경전)의 연장전 격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24일 오전 회의에서 "여기 계신 비대위원 한 분 한 분은 선당후사의 각오로 당의 재건에 흔쾌히 참여를 결단한 분들"이라며 "이미 대표나 그 이상(의 직책)을 지냈던 분들이어서 지도부의 일원이 되는 것에 연연할 분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당 내에서 계파 수장들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한 데 대해 '차기 전당대회 룰 협상을 위한 것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을 반박한 것이다. 문 위원장은 "만약 이런 결단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이 있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당에 대한 애정, 동료에 대한 신뢰가 당 재건에 가장 급선무"라고 했다.

그러나 정세균 비대위원은 문 위원장이 당 내를 단속하는 발언을 하자마자 "당 안팎에서 비대위에 대해 이런저런 문제와 우려 제기가 있다"며 "애당심으로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정 비대위원은 전날 박지원 비대위원이 문희상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문제삼은 데 대해 "비대위에 주어진 본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비대위가 본질과 무관한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리면 세월호 진상규명과 당 혁신은 꿈도 못 꿀 것"이라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은 "전당대회와 관련된 비대위의 역할은, 전당대회를 차질없이 공정히 치르도록 준비하는 것"이라며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을 만들려 하거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선비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아야 한다는 '이하부정관'의 마음으로 비대위원 모두 전당대회 관련 발언은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을 제안드린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정 비대위원은 한편 자살률 증가 및 출산률 감소 문제를 거론하며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드는 데 정부 예산이 집중 투입돼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울 꼼꼼히 따지는 게 야당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했다. 세월호특별법 문제가 풀리지 않아도 예산 심의에는 참여해야 함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전날에 이어 문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 나갔다. 박 비대위원은 "당의 총의를 모아 국민이 바라는 혁신을 해야 한다"면서 "특히 책임 맡은 분들은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비대위원은 또 "중단 없는 혁신을 해야 한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 혁신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한탕주의는 안 되고, 이번 비대위가 모든 걸 다 하려고 과욕을 부려서도 안 된다. 충분한 준비와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 적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비대위가 할 수 있는 일과 차기 지도부가 맡아야 할 일을 잘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비대위 밖으로도 번졌다. 정청래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새누리당은 2년내에 모바일 시스템 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도 뽑는다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은 모바일 투표조차 결사반대하는 세력이 있네요"라며 박지원 비대위원을 비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모바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까지 뽑는 모바일 혁신정당 만든다는데 새정치연합은 모바일투표 말만 나오면 격렬반대. 모바일을 손에 떼지 않고 사는 세상에 모바일 국민과 담 쌓겠다?"라고 했다.

비대위 구성과 관련해 '계파 수장들이 비대위원이 되는 게 적절하느냐', '왜 김한길·안철수 대표 등 중도파 비대위원은 없느냐'는 말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른바 '비노(非盧)'라고 불리는 분들이 아예 배제됐지 않느냐. 그건 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천 전 장관은 또 "당 위기를 불러온 데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계파 기득권의 수장들이 스스로 비대위원이 됐다"며 "때문에 오히려 이 분들이 마음을 비우고 이번 기회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심만 한다면 실제로 쇄신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만일 그렇게 안 된다면 이제는 당의 존립조차 어려워질 것이고, 비대위에 참여한 계파 수장들도 국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현안 발언만…"대통령 눈치 보느라 대안 못 내놓는 새누리, 정치 아닌 독재자의 통치"

이날 회의에서 문재인 비대위원은 당 내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으나, 세월호특별법과 담배세 인상 등 현안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강하게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 구성된 세월호 가족대책위 지도부가 수사권·기소권과 관련해 입장 변화가 없다고 했음에도 "유족들이 그 부분을 포기하고 양보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말한 것도 주목받았다.

먼저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문 비대위원은 "이제 새누리당이 답할 차례"라며 "새누리당은 수사권·기소권에 대해 무조건 반대만 할 뿐, 대통령과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것은 정치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내려오는 독재자의 통치에 지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문 비대위원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자는 것은 유족들과 과반수 이상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 세월호특별법의 근간"이라며 "따라서 유족들이 어렵게 결단해 그 부분을 포기하고 양보한다면 그 대신 수사권·기소권을 행사하게 될 특검의 엄정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새누리당이 답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박 대통령과 일전을 겨뤘던 2012년 대선 당시를 언급하며 박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문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대선 때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하더니 이제 '복지 없는 증세'를 하려고 한다"고 정부의 담배세·주민세·자동차세 인상안을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은 "증세의 목적도 방법도 대상도 틀렸다"며 "증세의 목적은 복지 확대와 소득 불평등 완화에 둬야 하고, 고소득자와 대기업부터 세액부담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은 담뱃값 인상이 증세가 아니라고 우기더니 이제는 '서민 증세가 아니라 부자 증세'라고 우기고 있다"며 "견강부회도 유분수이고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저는 담뱃값 인상에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팍팍한 삶 속에서 담배로 위안을 삼는 서민들과, 평생 피워 와 이제 금연하기 어려운 가난한 어르신들 부담이 너무 큰 것을 어떡할 것인가. 부자들이야 얼마가 오르건 뭐가 걱정이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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