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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선택한 새정치, '계파 청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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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선택한 새정치, '계파 청산' 가능할까

[이철희의 이쑤시개] '공주 정치'하는 박근혜-박영선

'문희상 비대위'가 출범과 동시에 '계파 독점주의(이기주의)'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문희상 비대위'는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할 수 있을까? 지난 대선 직후 못한 '계파주의 청산'을 끝낼 수 있을까?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22일 밤 JTBC <뉴스룸>에 출연해 "(현재 비대위는) 계파의 수장들이 모인 게 아니"라, "당의 지리멸렬 상태를 야기한 전직 대표들이 책임을 통감하며 힘을 합쳐 당을 재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비대위는 문 비대위원장과 박영선 원내대표 외 문재인-박지원-정세균-인재근 의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네사람은 각각 친노-정세균계-호남-민평련(김근태계) 세력을 대표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이날 오전 첫 비대위 회의에서 '계파주의 청산'을 선언했다.

그러나 정동영 상임고문은 현 비대위는 "특정 계파의 나눠먹기 연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 상임고문은 이어 문 비대위원의 '계파주의 청산' 선언은 "특정 계파가 이번 기회에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계파 독과점' 선언"이라며 "현재 구성된 비대위 위원들은 지금까지 진보적 정치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최소한 적극적으로 동의하지 않는 위원들이 거의 전부"라고 지적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가 문희상, 박영선,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인재근 의원 등 당내 각 계파 수장이 참여하는 '6인 체제'로 구성됐다. ⓒ연합뉴스

최근 11년 동안 당 대표 및 지도부에 이름을 올린 야권 인사는 총 28명. 이들 대부분이 계파주의의 폐단을 지적하며 '혁신'을 부르짖었지만, 계파 별 패권 의식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더욱 견고해졌다.

문 비대위원장은 당내 모든 계파와 관계가 원만하다. 야당은 문재인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친노가 장악한 대권이 무위에 그친 후, 계파를 원만하게 봉합할 비대위원장으로 문희상 의원을 선택했다. 당시에도 문 비대위원장은 '계파주의 청산'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회초리 소리만 요란했을 뿐, '계파 청산'에는 실패했다.

이 같은 전력에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진행자 3인방(이철희 두문정치전력연구소 소장,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새정치민주연합 박용진 전 대변인)은 지난 18일 '문희상 카드'는 혁신과는 거리가 먼 안주(安住), 즉 '원만한 체제'를 선택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팟캐스트 바로 듣기)

이철희 소장은 녹음 중 전해진 문희상 비대위원장 속보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의원 연합체로의 성격을 더 강하게 가지고 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윤철 교수도 한 마디로 "현 국회의원들끼리 합의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잘라 말했다.

박용진 전 대변인 또한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원만한 체제"라며 "문희상 의원이 대선 패배 직후 비대위원장을 할 때도 '원만하게 했다'는 생각으로 이번에도 당을 맡겼을 것"이라고 어림잡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변인은 "1년 반 전 혁신적 카드로 꼽혔던 '박영선 비대위'가 파탄 나자, 당시 안정적 카드로 선택했던 '문희상 비대위'를 다시 끌어오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카오스 상태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이 소장은 "혼돈을 오히려 더 전면화하라"고 주문했다. 혼돈 속에 새로운 싹(대안)이 나오게 하는 것이 맞는 선택이라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과 당직자, 원외 위원장 등 유기적으로 연결된 실체가 모여 답을 찾아야 한다"며 "더욱 더 대중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주 정치'하는 박근혜-박영선, 닮았다?

한편, <이쑤시개> 진행자들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박영선 원내대표의 공통점으로 '삐침'과 '수첩 인사'를 꼽았다. 리더의 위치에 있는 두 여성 정치인이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가 하면,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충분한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대통령 연애" 발언을 한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을 겨냥한 듯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장 영입설로 내홍을 겪던 박 원내대표 역시 지난 14일 한 자리에서 "(초재선 중심의 강경파 의원들이) 아예 당을 떠나가라고 하는 것 같고 나를 죽이는 것 같다"며 속내를 드러내 입길에 올랐다.

각종 비난을 받은 인사 문제에 있어서도 박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는 유사점을 보였다. 박 대통령의 거듭된 인사 실패는 매번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수첩 인사'라는 비난 속에 전횡에 가까운 '나홀로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의 '이상돈 영입 작전'도 다양한 의견을 가진 새정치민주연합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진행하다 결국 불발됐다. 박 대통령 '수첩 인사'의 실책을 고스란히 재연한 셈이다.

▲ 박근혜 대통령과 박영선 원내대표. ⓒ연합뉴스

김윤철 교수는 박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 모두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드러내놓고 발언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오랜 삐침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정치평론가가 비슷한 행태를 보인 두 사람을 의식해 "공주의 정치, 즉 'PP(Politics of Princess)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고 전했다.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정치를 자신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철희 소장은 보다 직접적으로 박 대통령과 박 원내대표를 연결했다. "박 원내대표가 (이상돈 영입 과정에) 억울한 점이 있다고 한다면, 박 대통령도 (4월 16일 행적과 관련해) 억울한 구석이 있을 수 있다"며 "똑같이 봐줘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두 사람이 일을 풀어가는 과정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이어 "지도자가 따뜻한 감성은 드러내야 하지만, 서운한 감정을 대중 앞에 표출하는 것은 지도자의 기본이 안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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