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학(총장 함승덕, 이하 도립대)이 학내 여러 문제들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이 구성원들에게 입막음을 강요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구성원들의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막는 것은 물론 언론 취재에 응하는 것조차 통제하고 있는 것. 도립대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같은 통제 뒤에는 함승덕 총장 차원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어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도립대는 올 초부터 교원 성과평가, 학과 개편, 국비지원사업 선정 등과 관련한 논란에 휩싸였다. 공교롭게도 모두 함승덕 총장 취임 이후 불거진 문제들로 지난 2월 발령된 교원 성과평가 규정이 논란에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연구보조비 지급의 기초 자료가 되는 교원 성과평가 기준에 연구 실적은 빠지고 총장의 주관적 평가가 들어가 있는 것. 일부 교수들이 이에 반발하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도립대는 대다수 교수들과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학과 개편과 국비지원사업 선정 문제 역시 마찬가지. 도립대는 여러 문제제기에도 '일부의 주장일 뿐 내부 구성원 간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문제는 논란 자체보다 학교 측이 논란과 관련한 모든 문제제기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에 불리한 취재에 응할 경우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이 내려왔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말. 이는 지난 7월 말을 전후해 일부 언론들에서 도립대 학과 개편, 국비지원사업 선정 논란 등을 보도하며 학교와 함 총장 측을 강하게 비판하자 내려진 것 아니겠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실제로 옥천신문이 도립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등으로 접촉한 결과 학교가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언론 통제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 학교 관계자 A씨는 취재차 방문한 기자에게 "학교 기획협력처 승인을 받아야 인터뷰가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학교로부터 혼이 날 수 있다"는 말로 도립대의 언론 통제 사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 역시 "총장 지시사항으로 그런 내용이 내려간 것으로 안다"며 "학교 측에 불리한 발언을 하면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도립대의 이 같은 행태는 교직원뿐 아니라 학생들에게까지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경 이 학교 총학생회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여러 논란과 관련한 학교의 해명과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학교에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현재 해당 글은 '학교 측과 대화 중에 있다'는 내용으로 교체됐다. 이런 가운데 학내에서는 '총장이 교수들과 면담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옥천신문은 도립대에 이와 관련한 답변을 요청해 3일 서면 답변을 받았다. 도립대는 서면 답변을 통해 이 같은 논란을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일축했다. 대학 구성원 누구라도 총장과 대화를 원할 시 자유롭게 면담이 가능하며, 교직원들이 언론사 인터뷰에 응할 경우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은 모두 허위 소문이라는 것.
총학생회의 페이스북 글이 삭제된 것에 대해서는 '총학생회가 학교 측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게재한 것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삭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총학생회에서 요청한 사안에 대해서는 면담 시 대화를 통해 충분한 답변을 하였다'고 밝혔다.
옥천신문은 이와 관련해 함승덕 총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청했으나 4일과 5일 모두 학교축제 일정 등으로 바빠 시간을 내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다. 총학생회 역시 옥천신문의 취재 요청에 '취재에 응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옥천신문=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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