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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황우여 장관 '영어 절대평가' 방침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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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황우여 장관 '영어 절대평가' 방침 지지

[뉴스클립] "영어 격차는 불평등 재생산 기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영어 절대평가' 방침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4일 페이스북에 올린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옳은 방향이다!”라는 글에서 영어는 지식의 '도구'이지 그것이 지식의 수준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취소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하는 상황에서 나온 입장이어서 특히 눈길을 끈다.

 

황우여 장관은 지난달 27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큰 방향에서 틀을 잡고 있다며 영어 절대평가제 도입계획을 밝혔다. 황 장관은 과도한 사교육과 수십 년에 걸친 영어 투자가 무슨 결실을 내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겨레> 등 진보 매체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조선일보> 등 보수 매체는 황 장관을 맹렬히 비난했다. 보수 정부의 정책에 대해 진보 매체가 동조하고 보수 매체가 반발하는 형국인 셈.

 

<한겨레>는 지난달 29일 사설을 통해 국가와 개인의 필요성에 비해 지나치게 과잉·중복 투자가 이뤄지는 곳이 영어라고 지적했다. 영어 변별력이 없어지면 수학의 변별력이 높아지는 풍선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한겨레>는 반박했다.

 

당시 <한겨레>수학과 영어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과목이라며 영어는 부모의 경제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겨레>부모의 월 소득이 100만 원 많으면 자녀의 토익 점수가 21점 더 높게 나온다는 한국개발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한겨레>이에 반해 수학은 학생이 지니고 있는 수학적 능력에 성적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그 때문에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는 영어는 돈으로 되지만 수학은 돈으로 안 된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대입에서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게 어느 정도 필요악이라면 영어보다는 수학의 비중이 높아지는 게 차라리 공정하다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반면, 같은 날 <조선일보> 사설은 황 장관에 대한 정면 공격이었다. <조선일보>"그러면 영어 과목 변별력은 사라지고 무리하게 공부할 필요가 없게 된다""교역으로 먹고 사는 대한민국에서 영어의 필요성이 갑자기 줄어든 것은 아닐 것이다. 대학 들어가면 영어 원서도 읽어야 할 텐데 교육부 장관이 나서서 영어 공부 하지 말라고 부추기고 있으니 영문을 알 수가 없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동아일보> 역시 사설에서 "글로벌 시대에 영어 교육은 무시해도 되는 대상이 결코 아니"라며 황 장관을 비난했다.  

 

수능 영어를 절대평가로 치르자는 주장은 지난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나왔던 주장이다. <한겨레>가 사설에서 언급했듯,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 역시 소모적인 영어교육의 폐해를 종종 지적했다. 영어 점수는 다른 과목에 비해 가정 환경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나왔. 삼성경제연구소 역시 한국인이 영어 훈련에 너무 많은 돈과 시간을 쓴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삼성경제연구소 "누구나 표준영어 할 필요없어, 'Globish'면 충분…연간 15조 영어학습비 줄여야" , "'영어 미스매치' 사회…빈곤층·지방학생에 불리" , KDI "영어 사교육, '부의 대물림' 수단 됐다" , 영어 교육, '변방 엘리트'의 욕망부터 떨쳐내야 , "'묻지마 영어'…아이들만 멍든다" , "'콩글리시'는 '잘못된 영어'가 아니다" )

 

조 교육감의 글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조 교육감은 “(황 장관의 방침이) 기본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지금, 영어격차(English Divide)가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교육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 사회가) 지식 수준의 올바른 판단기준이 아닌 영어를 수단으로 불평등이 유지 재생산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조희연 교육감이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옳은 방향이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수능 영어 절대평가방침을 발표했고이에 대한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나는 사실 오래전부터 교수시절이런 아이디어를 주위에 이야기하고 찬성해온 입장이라이는 기본적으로 올바르다고 생각한다한때 영어가 과잉평가될 때는 외고의 시험에서 수학문제나 국어문제의 지문을 영어로 출제하기까지 했던 적이 있었다(그 해에 들어온 학생들이 우수하지 못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그리고 사회적 비판도 있어서 후에 폐지되었던 적이 있다). 나는 언제나 '미국의 홈리스도 영어를 잘한다'라고 이야기한다오륀지 파동도 우리는 거쳤다그러나 나는 영어는 지식의 '도구'이지 그것이 지식의 수준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서는 지금영어격차(English Divide)가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교육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중요한 기제가 되고 있다지식수준의 올바른 판단기준이 아닌 영어를 수단으로 불평등이 유지재생산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기본적으로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하다물론 영어 절대평가의 부작용이나 문제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나는 정책은 언제나 '100% 완전한 정책'은 없다고 생각한다어느 것이 시대적인 흐름에 맞고 아이들에게 위하는 방향에서 올바른가 하는 것이다나는 이 점에서 영어 절대평가를 찬성한다.

 

그러나 방향성이 옳다고 부작용이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이른바 '풍선효과'로 해서 다른 부작용이 출현할 수도 있다수능의 다른 과목은 다 상대평가인데 영어만 절대평가함으로써 나타나는 미스매치 문제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어 절대평가를 기본방향으로 설정하면서 그 시행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할 정책을 결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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