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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노회찬, 2017년 도원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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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노회찬, 2017년 도원결의?

[이철희의 이쑤시개] 김부겸 "독과점 정당 바꿔야"… 노회찬 "파일럿 정당 만들자"

'김부겸·노회찬' 두 사람이 복사꽃이 만발한 봄,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만난다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라는 허물을 벗고 복숭아밭에서 '헤쳐 모여'를 한다면?

상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일이 실제 일어났다. 김부겸 전 의원과 노회찬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공개방송에 출연해 도원결의(桃園結義)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팟캐스트 바로 듣기)

"노회찬 전 대표나 나나 그저 집에 앉아서 누가 청소하면 신발 벗고 살짝 들어가 앉듯 예의 없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김부겸)

"민생 경제 해법이 같고 정치 개혁에 뜻이 같은 (원내 교섭이 가능한) 국회의원 20명만 있으면, 대한민국을 확실히 바꿀 수 있다."(노회찬)

▲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왼쪽)과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오른쪽). ⓒ프레시안

두 사람 모두 2017년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정당을 초월해 합심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셈이다. 이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보수화된 기득권 정치를 바꾸겠다는 결기 또한 드러냈다.

"'늘 '2등이 보장되는 정당'이라는 말은 '거대한 기득권을 가졌다'는 뜻이다. 정치학 교과서에도 '제1야당의 프레임'이라는 항목이 나온다. 자원을 독점하는 것이다. 독점하다 보니, 독과점의 폐해가 그대로 나타난다. 마음에 드는 상품만 전시하고, 다른 상품은 아예 매장에 내놓지 않는 식이다."(김부겸)

"20석은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기 위한 '파일럿 정당'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 선거에서 당선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뒤흔들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것이 이런 것 아닌가. 특정인이 해주길 바랐지만 그게 잘 안 됐다면, 새로운 방식도 필요하다."(노회찬)

김윤철 : 복숭아나무가 필요해. 복숭아나무!

이철희 : 복숭아나무가 필요하다는 건 '도원결의하자'는 말이다. <삼국지>를 보면, 유비·관우·장비 세 명이 술 한잔하며 도원(桃園)에서 뜻을 모은 것 아닌가.

김윤철 : 그에 비하면, 오늘 <이철희의 이쑤시개> 방송 차 모인 우리는 가진 게 훨씬 더 많다.

박용진 : 김부겸 전 의원이 제1야당의 독점 체제를 비판한 것이나 노회찬 전 대표가 '파일럿 정당' 얘기한 것은 쓸만한 정치적 가치와 세력이 한군데로 모이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어두운 방에서 방법을 찾아 헤매고 있었는데 두 분이 같이 하겠다고 하니, 힘이 난다.

김윤철 : 20명이 복숭아나무 밑에서 모인다면, '신뢰 집단 형성'이라는 것을 목표로 잡았으면 한다.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갈등을 중재해 줄 신뢰 집단이 없어 (정국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없는 대한민국'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철희 : 가을 지나 겨울 보내고 봄, 복사꽃이 떨어질 때 멋있는 그림이 하나 만들어지지 않을까?

▲ <이철희의 이쑤시개> 공개방송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오른쪽)의 진행으로,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왼쪽 두 번째)와 박용진 새정치민주연합 전 홍보위원장(왼쪽 첫 번째)이 함께했다. ⓒ프레시안(이명선)


'김부겸·노회찬' 두 사람은 20대 군사독재 정권을 지나, 각각 재야 단체와 노동 단체에서 30대를 보냈다. 40대 불혹에 접어들면서 국회의원이 됐지만, 기득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 순간 자신의 선택에 집중했지만, 결과가 항상 달콤했던 것은 아니었다.


구(舊)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지낸 3선의 김부겸 전 의원은 6.4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했다 1.4%포인트 차로 석패했다. 진보 정치 맏형인 노회찬 전 대표는 7.30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지만 나경원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그럼에도 이들은 현실 정치인으로, 세월호 참사에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자식 잃은 부모 속이 타들어가고 있지만, 정치적으로 얽혀 있는 현 상황을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장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라는 게 아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비롯한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 같이 울어달라는 것이다. (중략) 정치인이라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같은 제도적 개혁을 통해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아픔, 즉 희생된 많은 사람의 죽음에 답할 의무가 있다."(김부겸)

"대한민국의 민낯이 드러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중략) 야당이 처음부터 '권력을 쥐고 나라를 운영한 모든 사람의 책임'이라고 선언했어야 한다. '여당을 곤경에 빠트리려는 게 아니다. 누구도 제2의 세월호로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범국민적 조사위원회를 만드는 식으로 접근했어야 한다."(노회찬)

노회찬 전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행태를 자유롭게 비판했다.

"세월호 참사가 새정치민주연합이 무너지는 속도를 그나마 지체시켰다. 새누리당도 겁을 먹었지만, 6.4지방선거와 7.30재보선 결과를 보고 '걱정했던 것보다는 견딜만 하구나'라는 생각에 도발적으로 (상황을) 밀어붙이고 있다."(노회찬)

김부겸 전 의원도 세월호 참사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쇠락 속도를 늦췄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세월호 참사로 심판받아야 하는 건 여야 정치권 전체인데, 새정치민주연합이 '세월호 심판론'을 너무 빨리 내세웠다"며 "당이 부끄럽고 유가족에게 죄스럽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서민층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는 점 △먹고사는 데 지친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약속을 보여주지 못한 점 △새로운 정치를 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 등을 반성하며, 두 가지를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무엇이 기득권인지도 모르고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 지적해야 한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너랑 나랑 똑같은 사람이 되자는 게 아니라, '국회의원으로 네가 해야 하는 일은 이런 것이다'라며 구체적으로 주문해야 한다."(김부겸)

"정치를 불신하고 외면할수록 정치는 나쁜 사람의 몫이 될 것이다. 정치인을 강 건너 또 다른 사물, 즉 평가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정치를 바꾸는 일에 우리 모두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 좋은 정치가 실현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말자."(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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