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달러 손실설'은 검찰 주변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로 '도대체 근거가 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집권여당 원내대표도 이 이야기를 그대로 옮긴 것.
홍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미네르바로 추정되는 박모 씨 구속과 관련해 "인터넷에 거짓말을 해서 광범위하게 거짓말이 확산되면서 외환방어에 20억 달러 이상 쓰지 않아도 될 돈을 썼다. 엄청난 국고손실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근거를 제시하진 않았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 문제와 관련해 "내심에 있을 때는 절대적 자유권으로 불가침이 보장되지만 그게 외부로 표현될 때는 제한 조항에 포함된다"며 "박모 씨 사건 같은 경우 스스로 내재적인 한계를 벗어날 때 남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박모 씨 사건을 두고 사이버모욕죄와 연결시키는 것도 잘못됐다"며 "사이버모욕죄는 표현의 자유와 욕설의 자유가 대비되는 것이지만, 박모 씨 사건의 경우 표현의 자유와 거짓말의 자유가 대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마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데 그 비판이 잘못돼서 구속됐다는 식으로 논지를 펴는 것도 잘못"이라며 "박모 씨가 정부의 외환정책이 잘못됐다고 비판해서 구속된 게 아니라 거짓말해서 구속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선 의원도 거들었다. 그는 미네르바를 "경제 테러범"이라고 지칭하며 "전 국민이 살고 있는 경제라는 건물자체를 날려버리는 테러라는 것을 알면서도 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외환위기라는 폭발물 해체하는 현장에 기름을 붓고 성냥불을 그어댄다면 그것도 작위적으로 한다면 일개인의 표현의 문제가 아니다"며 "그것에 수조 원의 자금이 투자되는 경제위기에 더 위기를 불러일으키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일개 지나가는 거짓말과 경중을 같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이른바 '홍준표 감자탕 사건' 동영상을 예로 들어 홍준표 원내대표를 피해자로 부각시키며 사이버 모욕죄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국회 앞 식당에서 홍 원내대표가 식사를 하는 도중 시민들이 홍 대표에게 '국회 폭력 사태' 등을 두고 항의하며 일어난 소란을 담고 있다.
그는 "인위적으로 조작된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우리나라 속담에 개도 먹을 때는 안 건드린다고 한다"며 "홍 원내대표에 대한 정책적인 비판이 아니라 한 인간에 대한 모욕, 또는 한 인격을 파괴하기 위한 악의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폭력방지법'은 '해머 방지법'?
한나라당은 이른바 '국회폭력방지법' 제정에도 박차를 가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국회폭력방지법을 추진해야겠다고 허락을 얻었다"며 "오늘 중으로 가안이 나올 것이고 19일 쯤 공청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일각에서는 폭력방지법을 해머방지법으로 하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며 "국회폭력방지법은 반드시 제정되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서 금년국회가 폭력으로 얼룩진 국회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 법안 60여건을 처리하면 남은 법안, 우리가 중점처리 해야 할 법안이 30여건 남는다"며 "오늘 법안 처리하고 몸무게를 가볍게해 2월 국회에 우리가 전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해외 골프 파문'에 대해 "해외 골프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는 공당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홍준표 "왜 날 개로 비유해" 이날 회의에서는 홍준표 원내대표와 김영선 정무위원장 사이에 묘한 신경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의 해외 골프에 대한 안경률 사무총장의 비난 발언이 끝나고 김 위원장이 입을 열자 홍 원내대표가 "아직 사회 안했다"고 제지한 후 "공개적으로 발언하실 분 있느냐"고 물은 후 김영선 의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이어 김 위원장이 미네르바로 인한 손실을 "20만 불"이라고 말하자 홍 원내대표가 말을 가로막고 "20만 불이 아니고 20억 불"이라고 교정해주기도 했다. 이어 김 의원이 홍 원내대표의 '감자탕' 사건 동영상 유포를 두고 "밥 먹을 때는 개도 안건드린다"고 하자 좌중에선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발언이 끝난 후 "안 그래도 조선일보에 보도 돼서 좀 (기분이) 그런데 왜 나를 개에 비유해"라고 말하자 김 의원이 "아니,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사람에게 그러면 되느냐"고 받아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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