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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투르기 같은 조각 연출" 임승천, 구본주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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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투르기 같은 조각 연출" 임승천, 구본주예술상 수상

[알림] 9월 5일 아라아트센터에서 시상 및 전시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과 구본주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구본주예술상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4회 구본주 예술상 수상자로 조각가 임승천(41) 씨가 선정됐다. 시상식 및 전시회는 다음 달 5일 저녁 6시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 순환(Circle, 2014). 케이크 모양으로 구성된 시스템의 세계는 환경적 조건을 무시한 채 타인과의 경쟁을 부추긴다. 탐욕스런 표정의 시스템 관리자, 즉 지배자는 동서양 여러 신화 속 신의 모습을 결합한 아상블라주 조각이다. 반면, 피지배자는 기계적으로 단순 행위를 반복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덧없고 공허한 바니타스(vanitas, 인생무상)다. ⓒ임승천
▲ 고리(Link, 2011) 부분. ⓒ임승천
수상자 임 씨는 2007년부터 한국 사회의 부조리와 암울한 미래를 징후적으로 표현한 새로운 형태의 형상조각을 선보이고 있다. 그해 동아미술제 기획공모에 당선됐으며, '정지된 또는 부유하는'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가졌다. 2010년에는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2011년에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활동했다. 2012년에는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에 선정돼 올해 '네 가지 언어-내일의 작가 수상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 임승천 작가의 최신작, 무제(2014). 작가는 주로 조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특히 소설적 구성 방식(드라마 투르기)을 통한 극적 연출로, 끊임없이 관객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임승천
1973년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난 임 씨는 수원대학교 조소과를 수학했으며, 2001년 한국 구상미술대전 및 관악현대미술대전에서 특선함으로써 '임승천 조각'만의 구상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구본주예술상운영위원회는 임 씨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그의 작품이 지금 여기의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직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빼어난 조형성을 바탕으로 각각의 인물에게 풍부한 서사를 투영, 1980년대 기념비적 리얼리즘 조형론을 삶의 현실태로 불러내 대중적 거리감을 좁혔던 구본주의 노력이 임승천에게 와 보다 심화되고 성숙됐다"고 판단했다.

위원회 측은 또 임 씨의 조각은 "서사구조의 신 형상조각"이라며 "구본주의 조각이 한국 사회의 이면 구조를 서사적·해학적으로 풀어낸 것과 유사하다"고 평했다. 37살에 요절한 '구본주'가 아쉽게도 지속하지 못한 신형상 조각의 21세기적 방향성을 임 씨가 훌륭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승천은 마치 영화 시나리오를 쓰듯, 혹은 삶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 트루기(Drama turgy)처럼 조각적 구성과 연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나의 인물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을 탄생시킴으로써 조각이 가진 개체성의 한계를 확장시켰다."

▲ 조각가 임승천. ⓒ구본주예술상운영위원회

구본주예술상은 '구본주'의 예술적 성취를 바탕으로 동시대의 예술적 소통을 모색하는 장이다. 구본주예술상은 △구본주의 예술정신을 동시대 예술계에서 재발견하고, △한 시대의 예술적 성취를 미래세대와 공유하고자 하는 세대 간 소통을 위한 매개 역할을 수행하며, △자유와 평등, 노동, 평화, 인권, 생명 등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예술의 가치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선정위위원회는 올해 "그동안의 수상자들이 구본주의 운동가적 면모를 강조하여 선정한 것과 달리, 구본주가 성취한 리얼리즘 형상조각론의 조각가적 면모에 더 방점을 두고 후보들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선정위원으로는 손문상(작가, 프레시안 화백), 최금수(이미지올로기 소장), 김종길(미술평론가), 김준기(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손권일(작가), 윤태권(The Ton 디렉터), 이원석(작가), 황호경(신세계갤러리 관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구본주예술상 역대 수상자 및 관련 기사]

■ 2011년 1회 시인 송경동, 미술가 박은선

■ 2012년 2회 판화가 이윤엽

■ 2013년 3회 민중가수 연영석

* 구본주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구본주는 1980년대 후반부터 2003년까지 활동했다. 형상미술과 리얼리즘 정신을 근간으로 인간의 문제를 다룬 그는 학생미술운동 이래 현장미술 활동을 포함해 전업작가 생활을 하면서 일관되게 현실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성을 작업의 주요 모티프로 삼았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도시의 샐러리맨에 이르기까지 그는 한국 사회의 팍팍한 현실을 살아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흙과 나무와 쇠를 다루는 탁월한 솜씨와 탄탄한 형상화 능력을 가췄던 그는 사회와 예술에 관한 명쾌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인간의 문제를 풀어낸 예술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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