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세월호 참사일 '朴대통령 7시간' 밝혔지만…

7시간 동안 서면-유선 보고 받아…야당 "의혹 안 풀려"

청와대가 4.16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간대별 보고를 받은 기록을 발표했다. 오전 10시 국가안보실의 보고를 받고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치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한 이후, 오후 5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하기까지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국내외에서 제기된 데 따른 해명 격이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소속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13일 오후 "본 의원이 청와대에 '4월 16일 세월호 사고와 관련, 대통령은 어디에 계셨으며 언제 어떤 보고를 받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답변 바란다'는 질의서를 넣었다. 그 질의에 대한 답이 왔다"며 국회 기자회견장에 섰다.

조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는 답변서에서 "4월 16일에 대통령은 청와대 밖의 외부 행사가 없어 줄곧 청와대 경내에 계시면서 거의 20~30분 간격으로 21회(안보실 서면 3회 유선 7회, 비서실 서면 11회)에 걸쳐 유선 또는 서면 보고를 받고 필요한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와 관련, 박 대통령이 별도의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사고 초동대응 단계에서 현장 지휘와 구조 활동이 회의 개최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안보실과 비서실로부터 20~30분마다 수시로 상황 보고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하지 않은 것도 당시 (김장수) 안보실장이 위기관리센터에 상주하고 있었고, 사고 초기 긴박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센터를 방문할 경우 브리핑 준비, 의전 등 이유로 오히려 신속한 상황 파악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청와대 안보실과 비서실(정무수석실)에서는 오전 10시 최초로 박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를 넣은 후 오후 5시 중대본 방문 이전까지 서면과 유선, 대면 등으로 총 17회의 보고를 했다.

박 대통령은 오후 1시 13분까지는 '총 370명 구조'라는 내용으로 보고를 받았으나, 오후 2시 50분에 안보실로부터 구조 인원에 착오가 있었다는 정정 보고를 받았다. 오후 3시 30분에는 정무수석실로부터 구조 인원이 166명(최종 구조인원 174명)이라는 보고가 들어갔다.

17회의 보고에 대한 박 대통령의 반응은, 10시 15분 안보실의 유선 보고에 대해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치 않도록 할 것"이라고 지시한 것 외에는 밝혀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오전 10시 30분 해경 청장에게 유선으로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하고, 중대본을 방문해 "많은 승객들이 아직 빠져나오지 못했다. 생존자를 빨리 구출하라"고 지시하는 등 총 3회의 지시를 내렸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장소에 대해서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대통령의 위치와 동선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비밀로 해 공개하지 않아 왔다"며 "청와대 내 여러 곳에 대통령 집무실이 산재해 있고, 대통령은 경내에 계시면 어디서든지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할 수 있도록 돼있다"고 공개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청와대에 질의를 보낸 시점에 대해서는 "13일 오전"이라고 했으며,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답변을 받은 시점은 이날 오후 3시경이라고 했다. 조 의원의 브리핑은 일부 외신에서 박 대통령의 7시간 동안의 행적에 대해 무분별한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 등에 대한 해명 격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행적이 이미 설명된 만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정호성 부속비서관의 국회 청문회 출석이 불필요하다는 여론 형성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간		대통령에 대한 보고 및 대통령의 조치 사항	비고
9:24	보고	안보실, 휴대폰 문자 상황 전파 - "474명 탑승 여객선 침수 신고 접수, 확인 중"	7.7 운영위 7.10 특위
10:00	보고	안보실 서면 보고 ① (안보실장→대통령) - 구조 인원 수, 구조 세력 동원 현황	7.10 특위
10:15	보고 및 지시	안보실 유선 보고 ① + 대통령 지시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여객선 내 객실 등을 철저히 확인하여 누락 인원이 없도록 할 것"	7.7 운영위 7.10 특위
10:22	보고	안보실 유선 보고 ②
10:30	지시	대통령, 해양경찰 청장에게 유선 지시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	7.7 운영위 7.10 특위
10:36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① (정무수석실→대통령)
10:40	보고	안보실 서면 보고 ②
10:57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② (정무수석실→대통령)
11:20	보고	안보실 서면 보고 ③
11:23	보고	안보실 유선 보고 ③
11:28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③ (정무수석실→대통령)
12:05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④ (정무수석실→대통령)
12:33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⑤ (정무수석실→대통령)
13:07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⑥ (정무수석실→대통령) - 370명 구조, 2명 사망
13:13	보고	안보실 유선 보고 ④ - 190명 추가 구조, 현재까지 총 370명 구조	7.10 특위
14:11	보고	안보실 유선 보고 ⑤
14:50	보고	안보실 유선 보고 ⑥ - 190명 추가 구조인원은 잘못된 것으로 정정 보고	7.10 특위
14:57	보고	안보실 유선 보고 ⑦
15:30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⑦ (정무수석실→대통령) - 구조 인원 166명으로 정정. (사망자 2명 포함)	7.10 특위
16:10	보고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	7.10 특위
17:11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⑧ (정무수석실→대통령)
17:15	지시	대통령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현장 방문 및 지시 "많은 승객들이 아직 많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음. 생존자를 빨리 구출할 것" * 비서실장, 중대본 방문 수행 시 구두 보고	7.10 특위
20:06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⑨
20:50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⑩
22:09	보고	비서실 서면 보고 ⑪
4월 17일 09:00~ 20:00		대통령 진도 현장 방문 - 14:00 진도 구조현장 방문 / 16:20~17:00 실내체육관 가족 방문.

▲청와대가 공개한 박 대통령의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일정.
(운영위 : 7월 7일 국회 운영위원회 업무보고 / ․ 특위 : 7월 10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기관 보고)

국정조사 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조 의원의 브리핑에 대해 "청문회 과정에서 다 나온 이야기"라며 "우리(야당)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보고서를 올린 건 안다"며 "대통령이 그 7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보고서를 직접 보셨는지, 보시고 누구랑 상의하셨는지, 그리고 어떤 조치를 내리셨는지에 대한 답은 여전히 없다"고 했다. 따라서 김 실장과 정 비서관에 대한 증인출석 요청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셨느냐가 핵심"이라며 "대통령 지시는 10시 30분에 해경 청장에게 전화한 것 외에는 단 한 번도 지시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이 (상황을) 알고 있었다면 5시에 중대본에서 그런 발언을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박 대통령이 중대본 방문시 '학생들이 구명 조끼를 입고 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가 힘이 드느냐'고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한 것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