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취임한 배국환(58) 인천 정무부시장이 영종복합리조트의 오픈 카지노(내국인 출입 가능한 카지노) 전환과 송도 영리병원에 대한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혀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배국환 부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기자간담회에서 오픈 카지노 논란과 관련한 질문에 "논란이 있어도 관계 없다. 오픈카지노에 대한 논의를 지금 시작해도 현실화 시점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수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인천 경제는 발상의 전환 없이는 희망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픈 카지노 논의를 지금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배 부시장은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려면 파리와 모기가 들어오는 것을 감내해야 한다'는 등소평의 말을 인용해 '방충망을 치면 된다'며 싱가포르의 오픈 카지노 사례를 들었다.
그는 "싱가포르는 오픈 카지노 허용 이후 내국인에게 고액의 입장료를 받고 연 출입횟수를 제한하면서 다 죽어가는 관광이 다시 살아났다"며 "(일본이 오픈 카지노를 추진하면서) 아베 총리도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싱가포르다. 아시아 국가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 경제를 살리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 민영화 논란이 일고 있는 송도 영리병원에 대해서도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경제억제구역'"이라며 "명실상부한 경자구역이 되기 위해서는 영리병원을 비롯한 의료 서비스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과감히 규제를 풀어달라. 그래야 국가도 살고 인천도 산다"고 했다.
인천의 재정난과 관련해 배 부시장은 인천은 지금 부채비율의 덫에 걸려 재정 규모를 줄여 빚을 갚아도 부채비율은 줄어들지 않는 수렁에 빠져 있다고 진단하며 부채 비율을 관리해 줄여 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인천이 그동안 교부세 등을 확보하는 데 노력이 부족했다"며 "재정 규모도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여야 한다. 예를 들면 사회단체로 나가는 보조금을 줄이면 난리가 날 수도 있겠지만 지나치게 재정 원칙을 벗어난다든지 하는 것들을 정리하면서 재정을 줄이며 부채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은 지금 비상 재정상황이다. 현재 매각할만한 재산도 많지 않고, 팔려고 내놓아도 안팔린다"며 "잘못 투자된 사업은 손절매도 하고, 장기저리 채권으로 차환도 하는 등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 부시장은 앞서 지난 8일 시의회에서 열린 인사간담회에서 오픈 카지노·영리병원 찬성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혀 파장이 거세질 전망이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인천경실련)은 배 부시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인천을 중앙정부의 정책 실험장소로 보는 것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송원 사무처장은 "(배 부시장의 주장대로) 오픈 카지노가 아무 문제가 없는 사업이라면 각 지자체에서 '서로 하겠다'고 나섰을 것"이라며 "배 부시장은 인천의 정무부시장으로 온 건지 중앙정부 정책 실현을 위해 파견된 사람인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천시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도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송도 영리병원 추진은 의료비 상승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의료보험 보장성 항목 축소가 불가피해 건강보험 근간과 의료제도 체계를 위협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배 부시장은 전남 강진 출신으로 경복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거쳐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1979년 행정고시 22회에서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행정자치부 지방재정국장,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장, 기획재정부 제2차관, 감사원 감사위원 등을 지냈으며 지난 6.4 지방선거 이후 유정복 인천시장의 인수위원회 격인 '희망인천준비단'에서 부단장을 맡은 바 있다.
인천뉴스=프레시안 교류기사
인천뉴스=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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