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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이라크, 수도 중심부에 '탱크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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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 이라크, 수도 중심부에 '탱크 집결'

미국이 옹립한 총리, '3연임' 위해 군대 동원?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의 뒤끝은 미국 정부가 공언했던 '민주주의와 평화 정착'이 아니라 이라크를 내우외환으로 몰아넣은 것뿐이라는 사실이 명확해지고 있다. 지난 8일 미국은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를 공식화한 지 3년만에 이라크 정부를 위협하는 이슬람 반군에 대한 공습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인하자마자 이를 실행에 옮겼다.

오바마 대통령 스스로 "이라크 문제가 몇 주안에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할 정도로 미국의 군사개입은 장기전이 될 것을 예고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11일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세워준 '시아파' 이라크 정부는 '시아파 독재'에 염증을 느낀 미국마저 등을 돌릴 정도로 '권력 유지'에만 집착하고 있다. 전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중심부에 있는 '그린존'에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벌어졌다.

'그린존'은 정부청사와 미국 대사관, 군사령부 등 주요 시설들이 모여있어 철통같은 보안이 이뤄지는 특별구역이다.

▲ 미국이 권좌에 올려준 누리 알말리키(왼쪽) 이라크 총리. 3연임을 위해 '헌법 조항'을 내세워 퇴진압력에 맞서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린존' 주변에 군병력 증강, 탱크 집결

이곳과 그 주변 지역에 이라크 정부군 병력이 증강 배치됐다. 탱크까지 집결했다. 이라크 북부의 이슬람 반군에게도 밀리고 있는 형편에 이해하기 힘든 군사행동이다. CNN은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지난달 24일 이라크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된 푸아드 마숨을 '헌법 침해'를 했다며 비난한 직후에 군사 배치가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의 수도에 군병력이 증강 배치된 정확한 이유는 단정하기 어렵지만, CNN의 군사분석가 리 프랜코너 예비역 중장은 "이라크의 총리가 권력 이양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보여주는 '불길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제임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소장도 "이슬람 반군에 대한 무력 시위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정부청사를 보호할 목적이라고 하면 지금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고, 그것이 아니라면 쿠데타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알말리키 총리가 신임대통령을 헌법 위반으로 기소하겠다고 공언할 상황이 된 것은 그를 밀어줬던 서방권에서 3연임을 저지하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의회는 최근 국회의장과 대통령을 새로 선출하고, 대통령이 새 총리를 지명하는 권한을 빌어 총리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알말리키 총리는 10일(현지시간) 자정 전국에 중계된 긴급 TV연설에서 푸아드 마숨 신임 대통령이 새 총리를 지명하지 않아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연방법원에 정식으로 제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는 알말리키 총리의 연설이 끝나고 몇 시간 만에 마숨 대통령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9일 오바마 대통령도 "이라크의 안전이 확보되려면 정치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해 알말리키 총리의 퇴진을 압박했다.

알말리키 총리가 자신을 권좌에 앉힌 미국에게서 외면을 받게 된 것은 통합적인 정부가 아니라 시아파가 독점하는 정부를 구성하고 수니파를 박해해서 수니파 이슬람 반군의 세력이 확대되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알말리키 총리는 법치연합이라는 최대정파를 이끌면서 "대통령은 최대정파 지도자를 총리로 지명해야 한다는 헌법조항을 위반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법적으로는 타당하다. 법치연합은 지난 4월 총선에서 328석 중 92석을 차지해 최다의석을 확보했다. 헌법은 대통령이 선출된 후 15일 이내로 다수당의 지도자를 신임 총리로 지명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마숨 대통령은 지난 8일까지 총리를 지명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극심한 종파갈등과 분쟁에 처한 이라크에서 '헌법 조항'을 따지면서 노골적인 권력연장 의지를 보이는 알말리키 총리에 대해 국내외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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