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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새정치 당사…"이렇게 다 우리를 버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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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새정치 당사…"이렇게 다 우리를 버리는군요"

[현장] 세월호 유족,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농성 돌입…시민들 응원 집회

"어두운 새민련 사무실 밖에 도착해 누웠을 때 세월호 속에 갇힌 아이가 된 느낌이 났습니다. 계단에서 문 열어 달라고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차가운 바닥에서 아들 생각이 너무 나서 울었습니다. 나도 아들 옆에 있었다면 우리 아들이 덜 무서웠을 텐데, 나도 같이 죽어야 했었는데. 왜 나는 살아 있는지 화가 납니다." (단원고 2학년 4반 고(故) 최성호 학생 아버지 최경덕 씨)
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들이 9일 서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에서 항의 농성을 시작했다. "유족들과는 합의한 적 없는", 여야 양당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말 오후 불 꺼진 당사에서 유족들을 맞은 것은 합의 주체인 박영선 원내대표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직자들도 아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에 내렸더니, 온통 깜깜하더군요. 출근한 사람 하나 없더군요. 이렇게 우리를 다 버리는군요. 이런 상황에서 당사에서 바삐 움질일 줄 알았는데, 다들 어디 갔는지…. 전 대통령 동상 두 개만 있더군요.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두 대통령의 피눈물이 느껴졌습니다." (단원고 2학년 10반 경주 학생 어머니 유병화 씨)
"가족들 이렇게 울려 놓고…다 휴가라도 갔나요"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이 무산되고 맞는 첫 주말, 유가족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오후 3시부터 시민들과 함께 여의도에서 자전거 행진을 시작했고, 유족 11명이 새정치민주연합 당사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오후 7시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양당의 특별법 무효화를 촉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낮, 대학생들이 국회 박영선 원내대표실에 진입했다가 5분 만에 속수무책 끌려나왔고, 광화문에선 영화인들이 릴레이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로 단식 27일을 맞은 김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 씨는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의 '단식 폄훼' 발언 이후 소금과 물까지 끊은 채 위험한 단식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유족들만' 바빴다. "가족들을 이렇게 울려놓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다 휴가라도 갔나요. 전직 대통령만 당사를 지키고 있네요. 여야 합의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건가요?" 단원고 2학년 7반 수빈 학생의 어머니 박순미 씨의 말이다.
9반 예지 학생의 어머니 엄지영 씨는 "그토록 유족들을 도와주겠다던 새정치민주연합이 부모들을 이용한 것 밖에 안 되는 결과를 내놓았다. 끝까지 믿어 달라며 도와주겠다고 한 박영선 원내대표를 세 번 이상 만났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런 상황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서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에서 농성에 돌입한 유족들. ⓒ프레시안(최형락)

"27일을 굶었지만, 아직 투지가 꺾이지 않았다"는 김영오 씨는 "대통령이 센지, 내가 센지 한 번 해보겠다"며 단식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을 밝혔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연단에 오른 그는 "(단식 농성을 하다 보면) 7살 짜리 아이가 편지를 써서 오고, '아빠 힘내세요'라며 초등학생, 중학생 애들이 온다"면서 "국회에서 밥 먹는 사람들, 청와대에 있는 사람들, 창피하지도 않나. 아이들에게 배우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16일까지 단식을 한다고 발표했는데, 그 때까지 (유족들이 요구하는) 특별 법안이 통과가 안 되면 관을 짜놓고 여기서 단식을 계속할 것"이라며 "8월 15일에 열릴 국민행동에 국민 여러분들이 꼭 함께 해 달라. 그 때까지 버티겠다"고 호소했다.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 4000여 명도 '양당 야합 원천 무효', '수사권 기소권 있는 특별법 제정'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유족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문화제 마친 시민들, 여의도로…불꺼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이날 오후 9시30분께 문화제가 마무리되자, 시민들은 유족들이 농성을 진행 중인 여의도 새정치민주연합 당사 앞으로 이동했다.

오후 11시 현재 당사 앞에 모인 시민 500여 명은 차벽으로 둘러싸인 건물 앞에서 촛불을 들고 집회를 진행 중이다. 불 꺼진 당사 안에서 유족들도 휴대전화 불빛을 흔들며 시민들의 응원에 화답했다. 경찰은 "미신고 불법 집회"라며 해산 명령을 반복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조합원(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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