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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항의, 의원들 반발…박영선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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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항의, 의원들 반발…박영선 '샌드위치'

새정치연합 "협상 불가피성 설명"…가족대책위 반응 주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여야의 세월호특별법 합의에 대해 항의했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협상결과에 대해 '불가피했다'며 유족들을 설득하려 노력했다. 유족들은 박 위원장을 만난 후 입장을 모으기 위한 회의를 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8일 오후 브리핑에서 "박영선 위원장은 오늘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 50분까지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단 6분과 면담을 가졌다"며 "박 위원장은 대표단께 어제(7일) 합의된 세월호특별법 관련 사항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진상조사위 구성에서는 야당과 유가족의 의견을 반영해 여당, 야당, 대법원·변협, 유가족의 진상조사위원 추천비율을 5:5:4:3으로 하되, △그간 여야의 핵심 쟁점이었던 특별검사 추천권은 여당 주장대로 상설특검법에 따라 구성된 특검추천위가 갖도록 한다고 합의했었다.


박 대변인은 "박 위원장은 어제 (여야) 합의의 경위, 의미, 특히 진상조사위를 5:5:4:3으로 구성한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재보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이 양보하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한 당직자는 "4.16(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달라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7.30 이전과 이후가 다르지 않느냐"고 하기도 했다.

문제는 야당의 이런 설명을 유가족이나 여론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유족들의 반응에 대해 박 대변인은 "대표단 역시 대책위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박 위원장에게 질문했다"며 "대표단은 향후 가족총회를 열어 의견을 모으기로 했고, 필요하면 이 자리에 새정치연합 국회의원을 부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이 무엇을 질문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설명드리기 어렵다"고 박 대변인은 입을 다물었다. 유족들이 박 위원장에게 전한 '대책위의 입장'은 전날 발표한 성명(☞성명서 전문 보기)과 대동소이한 것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박 위원장과 면담 후 가족총회 등 회의를 할 게 없다"며 "면담에서 '합의안 철회'를 (요구)했다"고 했다. 전날 발표한 성명의 내용처럼, 여야에 재합의를 촉구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 유 대변인은 이날 오후 가족대책위와 정의화 국회의장의 면담에서 정 의장이 "유족들이 이제는 농성을 풀어줘야 한다"고 요구한 것과 관련, "못 나간다"고 했다.

시민사회·지식인 비판 여론…새정치연합 내에서도 '꿈틀'

한편 새정치연합 내에서 여야 협상 결과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날 협상결과 발표 직후에는 찾아보기 어렵던 비판 의견이, 하룻밤 지나며 유족과 여론의 반응이 나온 후 SNS 등을 통해 표면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은수미 의원은 "세월호특별법 전격합의, 동의할 수 없다"며 "의총에서 재논의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홍종학 의원도 "박영선 원내대표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바꾸면 된다.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용기"라고 했다. 은 의원과 홍 의원은 당내 진보성향 그룹 '더 좋은 미래' 소속이다.

은 의원은 "지금 국회 남문 앞, 출입 통제된 유가족과 함께 있다"며 이날 안산에서 국회 항의방문차 상경한 유가족 문제도 언급했다. 안산에서 박영선 위원장을 만나겠다며 올라온 유족들은 이날 오전부터 경찰에 막혀 국회 문 앞에서 대치했다. 경찰은 '국회 경내 집단행동 우려가 있다'며 이들의 출입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회에서는 민교협과 교수노조 등의 연대체인 '전국교수행동'이 여야 합의를 비판하는 회견을 하는 등 시민사회와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박 위원장을 도왔던 정청래 의원도 SNS에 비판 의견을 올렸다. 원외의 김영춘·김유정 전 의원도 각각 "어제 합의는 도대체 뭔가. 내가 촌놈이 다 돼서 이해를 못 하는 건가"(김영춘), "의원 130명인 제1야당이 할 짓이냐. 아줌마로 살고 있는 내가 다 부끄러워 화끈거린다"(김유정)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은 주말과 휴일까지 새누리당과 실무협상을 갖기로 했고, 월요일(11일) 오후 3시에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그는 '의총을 여는 목적이 원내대표 협상 결과의 추인이냐'는 질문에 대해 "원내대표는 협상 권한이 있다. 추인은 아니고, 이견 있는 분이 있을 수 있으니 의견을 듣는 자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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