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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건, 병사들에게 휴대폰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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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건, 병사들에게 휴대폰 지급하라"

국방위 여야 의원들 "윤일병 사건은 군대판 세월호 사건"

폭행 및 가혹행위로 숨진 윤 일병 사건을 두고 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군 당국은 가해자들에 대해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4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한 김흥석 육군 법무실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의원이 "(가해자들에게) 상해치사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국민 여론이 그렇기 때문에 다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내일(5일) 결심 공판이 진행되는데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에 김 법무실장은 "검찰이 공판연기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상급 검찰로 하여금 기록을 검토하게 해서 공소장의 변경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들에 대한 죄목 적용과 관련해 윤 일병이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사인 역시 폭행에 의한 것이었으며 사건이 발생한 날에도 폭행이 있었다는 군 인권센터의 폭로 이후 가해자들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곳곳에서 나오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 역시 군이 가해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진 의원은 "'미필적고의'라는 법률 개념이 있고 이것으로 살인죄 고소가 가능하다"라며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군이 사건을 축소시키려고 한 것 아니냐"라고 추궁했다.

수사 과정을 축소·은폐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이후에도 계속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은 윤 일병이 사망했던 지난 4월 7일 국방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당시 자료에 "사망자를 포함해 5명이 회식 중이었고 이 와중에 구타가 일어나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며 "자료만 보면 아주 평화로운 병영 생활 중에 병사들끼리 음식을 사먹다가 사망한 것으로 나와있다. (자료를 이렇게 낸 것은) 폭행의 잔인성을 은폐하려던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자신도 자료를 검토했다면서 "당시에 확인된 사실을 바탕으로 자료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사실이 바뀌었으면 수정된 보도자료를 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재판 결심공판을 하루 남긴 지금에 와서 호들갑을 떠는 것은 국민의 눈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일병 사건, 제2의 군대판 세월호
이날 현안질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제2의 군대판 세월호다. 무엇을 따지고 어디서부터 확인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날 정도"라며 "군에서 이 사건 은폐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직무유기이고, 그것도 아니라면 무능한 것"이라고 질책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군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은 병영 생활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만 표명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며 △부대원 사망 시 진실규명을 하지 않는 지휘관에 대해 책임 추궁 △군 수사에 유족, 민간전문가, 국회 참여하는 조사기구 설치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와 같은 재심기구 도입 △인권실태 조사 대상 확대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같은 당의 진성준 의원은 국회 내에 국방 옴부즈만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윤 일병 사건은 군대 내의 힘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군에 종속되지 않고 국회가 함께 책임지는 국방 옴부즈만 제도를 만들어 문제가 있으면 신고를 하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십 년이 지나도록 군대 내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는 것은 지휘부의 안일함과 보신주의 탓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사건 발생할 때마다 군에서는 각종 대책 내놓고 병영문화 개선하겠다고 하는데 변화가 없다"며 "군에 진급만 생각하는 정치성향 군인들만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런 사람들만 군에 있는 한 이런 사건은 계속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국방부의 대책이 매우 미흡하다며 차라리 병사들에게 휴대전화를 지급하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윤후덕 의원은 국방부가 마련한 대책이 "군 내부에서 폐쇄성을 가지고 세운 대책"이라며 "차라리 부모한테 이를 수 있게 휴대전화를 지급해라"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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