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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대리모 사건'으로 부각된 세계 '아이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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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대리모 사건'으로 부각된 세계 '아이 공장'

[분석]인도를 선두로 미국도 '대리모 수출국'

'태국 대리모 사건'을 계기로 전세계의 '대리모 시장'을 둘러싼 윤리 논쟁이 새삼 불거지고 있다.

'태국 대리모 사건'은 대리모 출산을 의뢰한 호주의 생물학적 부모가 태국 대리모가 낳은 쌍둥이 중 선천성 기형아인 남아를 버리고 건강에 이상이 없는 여아만 데리고 간 사건이다.

지난해 12월 23일 이 대리모가 출산한 쌍둥이 중 기형아가 있다는 사실은 임신 4개월 때 확인됐다. 하지만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대리모는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임신 7개월이 되어서야 '대리모 중개업자'가 쌍둥이 중 남아가 다운증후군에 심장천공까지 있는 기형아라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대리모 중개업자는 '임신중절'을 권했다. 하지만 태국 대리모는 "당신들도 인간이냐"면서 임신중절을 거부했다. 현재 모든 비난은 기형아를 데리고 가지 않기로 한 호주의 생물학적 부모에게 쏟아지고 있다.

'태국 대리모 사건'은 비극의 일부일 뿐

하지만 이 사건은 상업적 '대리모'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는 태국과 '상업적 대리모'가 합법인 '세계 최대 대리모 시장' 인도 등지의 현실이 양산하고 있는 비극의 일부일 뿐이다.

태국의 대리모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의 생물학적 부모는 데러간 딸 아이는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면서 "그들을 전혀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연이 태국 언론에 의해 알려진 후 이미 7개월이 된 '가미'라는 이름의 남자아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한 후원이 쇄도하고 있다. '가미에게 희망을'이라는 온라인 모금 운동이 벌어지면서 4일 현재 20만 달러가 넘게 모였다.

'가미'의 사연은 비극적이지만 감동적이고 희망도 보이는 이야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대리모 시장'이 암시장처럼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말 끔찍한 비극은 알려지지도 않은 채 도처에서 반복될 수 있다.

<월스트리저널>에 따르면, 유럽 선진국들 대부분은 '대리모'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영국과 캐나다는 비상업적 대리모는 허용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주 별로 규제 정도가 다르다. BBC 방송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대리모 규제가 있는 지역에서는 인도와 태국, 미국 등지로 대리모를 찾는 수요가 매년 400~500명에 달한다.

'상업적 대리모'의 비용은 대리모가 사는 지역이나 거래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태국의 대리모 파타라몬 찬부아(21)는 이미 6살 난 남자아이와 3살 난 딸아이를 둔 유부녀로 자궁 제공의 대가로 1만5000달러를 받기로 한 거래를 했다.

파타라몬은 사건이 일어난 뒤에 "태국 여성들에게 돈 때문에 대리모가 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면서 "아이가 사회에서 버려지면 우리가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 대리모 사건'의 중심에 있는 타마라몬 찬부아가 대리모로서 낳은 아들 '가미'와 함께 있다.ⓒ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등 '대리모 시장' 급팽창

그러나 태국이나 인도처럼 법적 분쟁이 생길 경우 뒷처리가 쉽지 않는 나라를 피해 미국을 선호하는 '대리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와 코네티컷 등 대리모를 허용한 미국 일부 주의 대리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태어날 아기는 2000명 이상으로 10년 전의 3배로 불어났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해외고객이다. 미국의 대리모에 직접 지급하는 비용은 태국의 대리모에 비해 2배 이상이 들고, 부대비용까지 합하면 15만 달러에 달해도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아기공장'이라는 오명이 붙은 인도는 지난 2002년부터 대리모 시술이 합법화됐고, 인도 대리모 산업은 연간 10억 달러 이상이고, 연간 3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대리모에게서 태어난다. 중국은 대리모 출산이 불법이지만 실제로는 1년에 1만 명 넘게 대리모 출산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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