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으로 고립된 제주에 항공기 운항이 재개됐으나, 한꺼번에 예비 탑승객들이 몰리면서 휴일을 맞은 제주공항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제주공항은 태풍 경보가 해제되자 3일 오전 탑승 업무를 재개했다. 각 항공사는 이날 하루 특별기 32편과 부정기편 등 104편을 제주 노선에 투입했으나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전날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승객들은 오전부터 각 항공사 발권 카운터에 몰리면서 제주공항은 3층 출발 대합실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승객들은 대기 승객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미 휴일 항공편 예약이 끝나 표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승객은 대합실 바닥에 앉아 특별기 추가 투입만 기다리고 있다.
제주는 2일 태풍 나크리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하늘길과 뱃길이 모두 끊겼다. 여름 휴가철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만여 명은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에 놓였다.
제주공항의 경우 2일 국제선 30편과 국내선 381편 등 411편이 결항(결항률 93.6%)되면서 탑승객 3만여 명이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3일 오전 7시 7분 김포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OZ8901편을 시작으로 항공기 운항이 대부분 정상을 되찾았으나 이미 예약을 완료한 승객이 탑승하면서 태풍 피해 승객의 항의가 잇따랐다.
상당수 승객들은 숙소에서 하룻밤을 지새웠지만 복귀가 급한 일부 승객들은 공항 주변에서 밤잠을 설쳤다. 새벽부터 승객이 몰리면서 공항은 개장 이후 가장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항공사별로 부정기선과 특별기를 투입하고 있지만 승객들을 모두 실어 나르기에는 역부족이다.
공항공사와 항공사 측은 전날 제주를 떠나지 못한 승객 3만여 명과 휴일 예정된 탑승객 3만여 명을 합쳐 이날 하루에만 모두 6만여 명이 제주공항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별기까지 투입하더라도 3일 하루 공급 좌석은 4만1700석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날 태풍에 발이 묶인 관광객 중 1만여 명은 다시 제주에서 하루를 더 보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 40대 남성 관광객은 "휴가를 보내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표가 없다. 당장 내일 출근이 걱정"이라며 "이런 상황이면 특별기를 더 투입하는 등 대책을 내놓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닷길마저 풍랑 특보와 태풍 특보로 여객선 운항이 이틀째 전면 통제되면서 제주를 빠져나가야 할 관광객들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의소리=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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