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가 72시간 동안의 인도주의적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휴전과 상관없이 가자지구와 외부를 연결하는 땅굴 파괴 작전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휴전에 돌입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말뿐인 휴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국무부는 31일(현지시각) 미국 동부시간을 기준으로 8월 1일 오전 1시 (한국시간 1일 오후 2시)부터 72시간 동안의 휴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양측이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으며, 그 기간에 더 지속적인 휴전을 위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번 합의로 72시간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인도주의적 구호를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명은 "사망자 매장과 부상자 구호, 식량 비축, 그리고 식수와 에너지 공급시설 수리 등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대표단은 이르면 1일(현지시각) 카이로에서 이집트 정부와 함께 지속적인 휴전을 위한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이 당초 합의한 대로 72시간 휴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이 휴전 여부와 관계없이 가자지구 땅굴을 제거하는 지상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1일(현지시각) 현지 TV로 생중계된 연설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테러용 땅굴 수십 개를 파괴했으며 휴전을 하든, 하지 않든 땅굴 파괴 임무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인들의 가자 땅굴 파괴 임무를 허용하지 않는 어떠한 인도주의적 휴전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스라엘이 예비군 1만 6000명을 추가 동원하면서 군사 작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휴전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내각 회의를 통해 군사 작전 확대를 승인했다는 것도 온전한 휴전 합의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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