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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속 들어간 야당, 책임론도 민망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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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속 들어간 야당, 책임론도 민망할 판

[분석] 새정치, 金·安 리더십 치명타…정의당 등 범야권 재편론 제기

30일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이 충격적인 참패를 함에 따라, 대대적인 '물갈이'론이 불가피하게 대두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수원병에서 대권주자급인 손학규 전 대표가 무명의 김용남 후보에게 패했고, '안방'인 호남도 내줬다.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야권 단일후보인 노회찬 후보도 수도 서울에서 석패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 6.4 지방선거에 이은 4연패다.

모두 15석을 놓고 치러진 이번 재보선의 원래 의석 분포는 여당 9, 야권 6이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수사 참사', 문창극·정성근 등의 인사 파동 등 야권에 호재로 작용할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여당은 2석을 더 추가해 11석을, 야당은 4석을 지키는 데 그쳤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은 사실상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마저 나온다.

새정치, 김한길-안철수 리더십 치명상

세월호 참사 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처음으로 긍정적 여론을 뛰어넘는 등 야권에 유리했던 기류가 뒤집히기 시작할 조짐은 이른바 '공천 파동'에서부터 엿보였다. 경선이 유력시되던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광주 광산을 공천을 신청한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한 것이 대표적이다.

새정치연합 스스로도 30일 밤 유기홍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공천에 대한 일부 반발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게 중요한 패인의 하나"라고 공천 파동의 악영향을 스스로 인정했다.

또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생환'하긴 했으나, 선거과정 전체로 보면 득보다 실이 많은 승리라는 관측이다. 한 시간이 한 달에 해당한다는 선거 기간에, 한참 선거운동에 열을 올려야 할 초반 1주일가량이 '권은희 남편 재산' 공방에 소모됐다.

물론 권 후보가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정치인'으로서 얼마나 준비된 상태였는지, 권 후보를 뽑아올린 당 지도부의 판단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 후보가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와 관련해 했던 내부고발의 진정성마저 여당의 공세 대상이 되는 것을 감안하면서까지 이번 선거에 공천했어야 하는지는 더 큰 물음표가 찍히는 부분이다.

이처럼 제1야당이 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는 사이, 세월호 문제는 국회 내에 고립됐고 주요한 선거 쟁점이 되지 못했다. 선거 막판에야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세월호 참사 심판 선거로 만들어 달라'는 호소에 일제히 나섰으나, 잘 조정되고 기획된 방식으로 선거 이슈화한 것도 아니었고 시기적으로도 늦은 감이 있다.

▲7.30 재보선 참패는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합뉴스

'야권 재편론' 솔솔…대규모 지각변동 일어날까

선거 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결과에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선거 이전부터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전당대회' 논의가 재점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로 당 내 몇몇 그룹을 중심으로는 벌써 당권에 도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장 선거 직후부터 대표 책임론과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지는 않더라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문제는 새정치연합 내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책임이 없는 계파를 찾기 힘들 만큼 전방위적인 패배라는 데 있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박근혜의 남자' 이정현 후보에게 승리를 허용한 것은 구 민주당계의 호남 세력에게도 타격이다. 또 이곳에서 이 후보에게 패한 것은 '노무현의 비서관' 이력을 내세운 서갑원 후보다. 단순히 이 후보의 '재정 폭탄' 공약이 먹힌 것일 뿐만 아니라, 이른바 '친노'에 대한 호남의 부정적 정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선을 새정치연합 외부로까지 넓혀 보면, 진보정당을 포함한 야권 전체의 재편 논의도 일 것으로 보인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전가의 보도로 여겨진 야권연대는 이제 무딘 칼이 됐다. 그렇다고 새정치연합 단독으로 새누리당에 맞설 만한 역량이 있는 상태도 아니다.

진보정당의 입장에서 봐도,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로 만들어진 기형적 환경 속에서 결국 제3의 활로를 뚫어내지 못했다는 것이 서울 동작을 노회찬 후보 패배의 의미다. (☞관련기사 보기) 노 후보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표차가 노동당(구 진보신당) 김종철 후보의 득표 수보다 적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결국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태로 '종북' 색깔론의 늪에 빠져 당분간 재기불능 상태인 통합진보당을 제외하고, 전체 야권 차원의 재편 논의가 정치권 내부로부터든 시민사회로부터든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가을 이후 만 3년 만에 '빅텐트'론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과 수원에서 이뤄진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간의 후보 간 연대가 야권 재편의 밑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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