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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갈수록 빠져드는 'TV 토론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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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갈수록 빠져드는 'TV 토론의 늪'

"아니, 그게 아니고"…2차 토론회서 진땀

교육·복지 분야를 주제로 열린 한나라당 2차 정책토론회에서도 예상대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8일 오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이 전 시장은 특히 '수치'와 구체적 '방안'을 추궁하는 질문이 자신에게 집중되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는 등 진땀을 뺐다.

"'무대뽀' 아니냐?"…"예산삭감 방법이 뭐냐"

포문은 홍준표 의원이 열었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은 신혼부부에게 아파트 한 채를 줄 수 있다고 말했는데 신혼부부가 1년에 몇 쌍 나오는지 이제는 파악했느냐"고 물었다. 지난 달 29일 광주에서 열린 1차 토론회에서도 이 전 시장은 홍 의원은 같은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었다.
▲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8일 부산에서 열린 한나라당 2차 정책토론회에서 교육·복지분야의 정책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당황한 기색의 이 전 시장은 이날도 잠시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곧 "한 2만 세대 정도로 보고 있다"고 답했지만, 홍 의원은 "2만 세대가 아니라 25만 세대다. 그것도 재혼 등을 빼고 순수하게 처녀, 총각이 결혼하는 초혼세대만 한 해 25만6000쌍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아니, 그게 아니고 2만 세대라는 것은 월 2만 세대를 이야기 한 것"이라고 순간적으로 해명하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지만 홍 의원은 "제가 검토를 해 보니 이 전 시장의 신혼부부 집 한 채 공약에는 몇 세대를 대상으로 어떻게 집을 제공하겠다는 정교한 계획이 없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처럼 '무대뽀 공약'이 아니냐"고 몰아쳤다.

특히 홍 의원은 "'애를 낳아보지 않은 사람은 교육을 말할 자격이 없다'는 발언과 '장애인 낙태' 발언은 이 전 시장의 진심과는 달리 전해진 것 아니냐"며 짐짓 이 전 시장을 두둔하다가도 "장애인 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어야 한다. 장애인 비하발언 등도 없어야 한다"면서 이 전 시장의 '말실수 시리즈'를 자연스럽게 부각시켰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개정에 따른 추가전입금 2650억 원을 납부하지 않다가 법원의 결정 이후에야 예산을 내 준 적이 있다"면서 "교육이 중요하다,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법으로 정해진 교부금까지 내지 않아 재정의 어려움을 겪게 한 이유가 있느냐"고 캐물었다.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5년 지방교육재정 전입금 납부를 거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로부터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달라는 요구를 받는 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이 전 시장은 "서울시와 현 정부 간에 정치적 마찰이 많았다. 서울시가 자립형 사립고 등 자율적인 교육기관을 만들어 달라는 서울시의 요구를 (정부는) 계속 반대해 왔다"면서 "교육부와 싸울 일이 많아 전략적으로 (대치를) 한 것이다. 중학교 등록금 지원요청도 들어줬고, 교육담당관도 신설하는 등 지원을 했다"고 에둘러 갔다.

고진화 의원은 '20조 원의 예산을 절감해 복지예산을 확충하겠다'는 이 전 시장의 주장을 도마에 올렸다. 고 의원은 "한 해 전체 예산이 약 202조 원 정도가 되는데 20조 원이면 10분의 1 수준이다. 도저히 어떻게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경부운하도 만들고 해야 할 텐데, 구체적으로 지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전 시장은 "계획은 아무나 세울 수 있지만, 실천은 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일해 본 사람만 눈에 보이는 부분이 있다. 서울시에 있을 때 저는 5조 원의 빚 중에서 3조 원을 갚고 나왔다. 어디에서 예산을 줄일지 눈에 보인다"고 말했지만 구체적 '방법'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명박 단연 돋보였다" vs "무대뽀 후보 드러났다"

그럼에도 토론회 직후 이명박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이명박 예비후보의 우월성이 단연 돋보인 토론회였다. 이 후보의 '국민사랑', '나라사랑'의 정신이 그대로 투영됐다"며 "몇몇 후보의 돌출적인 발상은 정책토론의 취지를 퇴색시켰다"고 주장했다.

진수희 대변인은 "토론회 전 과정에서 시종 여유를 잃지 않고 침착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은 일을 해 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면서 "일을 해 본 사람, 그래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후보인 이명박의 면모가 돋보였다"고 자평했다.

박근혜 캠프의 한선교 대변인은 "이 전 시장은 정책의 구체성, 실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해 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식의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했다"면서 "이는 이 전 시장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은 없는 인기 영합적이고 즉흥적 공약이라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혜훈 의원도 "구체적인 방안도 없이 '나는 할 수 있다'는 대답만 반복했는데 이는 정책 콘텐츠는 전혀 없는 오만이자 '무대뽀 후보'의 '무대뽀 공약'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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