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특사 맞은 朴대통령, 한일관계 변화?

"위안부 문제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풀어가길"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마스조에 요이치 일본 도쿄도지사를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위안부 문제 같은 것은 두 나라 사이의 문제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 인권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서 양국 관계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지사님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공유하면서 두 나라가 안정적으로 관계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힘써주기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두 나라 국민은 서로 우정도 나누고 마음도 서로 왔다 갔다 하면서 잘 지냈는데, 정치적 어려움으로 인해 국민 마음까지도 소원해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두 나라 가교 역할을 하는 재일 동포가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들은 무엇보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다"며 "그런데 도쿄엔 한국학교가 하나밖에 없다. 재일동포 사회에서 주일대사관과 함께 학교를 짓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걸로 안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도쿄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서울시 초청으로 방한했으나, 아베 총리의 특사 역할에 관심이 집중됐다. 박 대통령도 1년3개월 만에 일본 정계 인사를 접견함으로써 양국 간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인 셈이다. 박 대통령이 최근 유흥수 전 의원을 주일대사로 내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비공개 접견에서 마스조에 지사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올바른 역사인식이 기초가 되지 않고서는 진정한 신뢰관계로 나아가기 어렵다"면서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진정한 신뢰관계를 쌓아 양국관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어느 나라나 영토와 역사가 있는데 영토는 국민의 몸이며 역사는 국민의 혼"이라며 "혼이 상처를 받으면 근본이 흔들린다"고 했다. 

이어 마스조에 지사는 이번 방한 중에 이뤄진 한국 인사들과의 면담을 언급하며 일본 내 일부의 증오 발언은 매우 부끄러운 행위라고 했다. 또한 자신이 도쿄도 지사로 재임하는 기간 중 도쿄에 거주하는 한국인 등의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일본 내 일부 단체의 반한 시위가 이웃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도 실추시킬 수 있는 문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