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전격적 사퇴로 서울 동작을 야권 단일후보가 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다짐했다.
노 후보는 24일 선거캠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이날 저녁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려 했던 것이라며 후보사퇴서를 들어 보였다. 그는 "이게 제가 조금 전에 직접 작성한 저의 후보사퇴서"라며 "오늘 오전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오후 5시 30분에 선관위에 사퇴서를 제출하고, 6시에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조금 전 오후 3시, 기동민 후보가 (사퇴) 기자회견을 했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사이에 아우가 먼저 했다"며 "오늘은 아우가 이긴 날이다. 진정 기동민 후보가 승리한 날"이라고 기 후보를 추켜세웠다. "20년 전부터 보아온 기동민 그 모습 그대로다"라고도 했다.
노 후보는 "기 후보의 걸어온 길과 능력을 저는 잘 알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도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격이 있는 분"이라며 "저는 한 번도 기 후보의 일방적 양보를 바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제 온 국민이 바라던 새 정치의 첫페이지는 이곳 동작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새누리당을 심판해달라는 기 후보의 뜻을 대신 반드시 이루겠다"며 "기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곧 저를 만나겠다' 했으니 오늘 중으로 만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기 후보와는 오늘 오전에 통화를 했고, 그 후 2시경 '3시 정도에 자신의 최종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연락을 미리 해왔으나 그 발표가 사퇴 발표일 줄은 전혀 짐작 못했다"고 밝혔다.
기 후보의 지지자들을 그대로 표로 흡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지적에는 "저와 기 후보의 공약이 다르지 않기 때문에, 진솔한 태도로 그 분들의 마음을 얻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모든 야권 후보를 하나로 합치는 길도 모색"
노 후보는 또 "다른 야당 후보들과도 적극적으로 만나서 모든 후보가 하나로 합치는 길도 모색하겠다"고 해, 추가적인 야권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통합진보당 유선희 후보는 노동당 김종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사퇴해, 현재 야권 후보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와 노동당 김종철 후보 2명이 남은 상태다.
김종철 후보는 이날 유 후보와의 공동 기자회견 후 노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 등을 묻자 "노 후보에게 연락이 안 왔다. 연락이 온다면 여러 가지를 얘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지난 2008년부터 동작에서 표밭을 갈아온 김 후보는 "다만 진보 정치는 풀뿌리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지지자들은 현재 진행되는 야권 단일화에는 부정적"이라면서도 "노 후보가 그런 것을 뛰어넘는 제안을 한다면 얘기해볼 수는 있다"고 했다.
이날 회견에서 노 후보는 "공직선거에 나선 후보가 다른 정당의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고 중도에 사퇴하는 경우는 물론 정당정치의 정상적 모습이 아니"라면서도 "작금의 이른바 '후진적 단일화'는 후진적 선거제도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며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 소선거구 다수대표제의 근본적 개혁 없이 파행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김한길-심상정 회동은 아무 성과 없었다"…기동민 개인 결단인 듯한편 정의당 박원석 대변인은 기 후보의 사퇴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오늘 오후 12시 30분 경 새정치연합 김한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간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며 "이 자리에서는 아무런 진전도, 성과도 없었다. 정의당과 노회찬 후보는 오후 5시 반에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박 대변인은 "그런데 기 후보의 결단으로 동작을에서 꺼져가던 야권 승리의 불씨가 되살아났다"며 "정의당과 노 후보는 기 후보와 힘을 합쳐 이번 재보선의 중심에 있는 동작을에서 새누리당과 나경원 후보를 반드시 꺾고 승리하겠다"고 했다.결국 사퇴 결심은 당 지도부와의 조율을 거친 것이 아닌, 순전히 기 후보 개인의 결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공동대표도 이날 오후 기 후보 지원유세차 동작을 지역에 나가 있는 상태에서 '기 후보가 사퇴 결심을 했고 곧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는 보고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이날 2시부터 기 후보와 함께 거리 유세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기 후보가 현장에 도착하지 않아 인근에서 기 후보를 기다리다 보고를 듣고 돌아갔다.새정치연합 송호창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후보가 이야기한 대로, 대표들에게 사전에 내용을 상의한 게 아니고 캠프에도 상의를 하지 않은 것 같다"며 "(기 후보의) 고독한 결단이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추가적 단일화에 대해서는 "저희가 예상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잘랐다.송 위원장과 한정애 대변인에 따르면, 안철수 공동대표는 기 후보 사퇴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한길 대표는 "어떤 경우에도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승리를 용납할수 없다는 기 후보의 살신성인의 결단을 존중한다. 기 후보가 결단하기까지 겪었을 고뇌를 생각하면 대표로서 몹시 마음이 아프다. 노회찬 후보의 필승을 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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