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후보 사퇴 "노회찬, 새누리 심판해달라"

오후 3시 기자회견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다. '무조건적인 사퇴'다. 이로써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은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맞붙게 됐다.

기 후보는 24일 오후 3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을 사퇴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동작에서는 노회찬 선배가 제 몫까지 해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심판해 야권에 실망한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리는데 보탬이 되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7·30 재보궐 선거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오른쪽)가 24일 전격 사퇴했다. ⓒ연합뉴스

기 후보는 "오늘이 세월호 참사 100일 째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단식 농성을 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고, 안산의 수많은 시민들이 도보로 이곳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유족들과 유명을 달리한 먼저 간 학생들에게 부끄럽고싶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 후보는 광주 광산을 지역 공천 논란과 동작을 공천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데 대해 "제가 광주와 동작에서 선거를 치르려고 했던 것은 딱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고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기 후보는 우선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들은 시민들은 국가가 무엇이냐, 정부는 과연 있기나 한 것이냐는 근본적 질문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런 근본적인 시민들의 물음에 화답하기는 커녕 일방적인 국정운영, 독선, 독주, 독단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심판하고 싶었다. 국민 여러분들 뜻을 모아 준연히 이런 일방 독주를 경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두 번째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서울의 변화, 이것이 전국에 확산되고 굳건하게 뿌리내리기를 기대했다. 소통과 협치에 기반한 행정 혁신, 정치 혁신은 시대정신이고 담론이라고 생각해 광주에서 실현하고 싶었고, 곡절은 있었지만 동작에서도 실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제가 (변화의) 중심에 서서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저의 욕심이었고, 오만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함께 해야 할 것이 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준엄한 경고, 새로운 서울의 변화로 시작된 전국의 변화, 이것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열망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해야 할 문제"라며 후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기 후보가 사퇴하면서 25일부터 예정된 사전 투표제는 '양강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현재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조건 없는 '야권 단일화'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동작을 지역을 넘어서 재보선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