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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 "박근혜, 악어의 눈물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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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 "박근혜, 악어의 눈물 아니라면…"

"특별법 결단 내리라…심재철, 위원장으로 인정 못해"

세월호 참사 100일을 앞두고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인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여야 협상이 교착에 빠진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에게 결단을 내려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특히 이들은 오는 23일, 단식 10일차에 접어든 몸을 끌고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서울까지 도보 행진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등은 22일 낮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약속한 특별법 제정 시한인 7월 16일이 1주일이나 지났음에도 여야 협상이 진척되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실망스러운 얘기들 뿐"이라며 "이제 대통령이 특별법 제정을 결단할 때가 되었다"고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박 대통령은 5월 19일 대국민담화에서 '필요하다면 특검을 해서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처벌하겠다'고 했고,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도 제안했다"면서 "대통령이 5월 19일 흘린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면, 이제 대통령 말씀대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결단을 내리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특히 집권 여당을 향한 실망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들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특별법 제정 결단을 촉구한 저희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사실상 특별법을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은) '특별법에 수사권이 포함되면 사법 체계를 흔든다'고 주장하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은 수사나 기소절차 모두 형사소송법을 따르고 있다"면서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새누리당 대표와 의원들이 '형사·사법 체계를 훼손한다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제출한 세월호특별법 안(案)에 대해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2/3로 하자고 주장하고, 청문회조차도 열 수 없도록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보았듯 청와대는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수사권과 기소권은 핵심적이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낮 국회 정문 앞에서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참사 100일 행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심재철, 유족들에게 무관심하거나, 고의로 왜곡했거나"

이들은 이어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재철 의원이 저희들에 대한 악의적 매도로 일관한 글을 리트윗했다"며 "비난이 일자 심 의원은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여론소통의 과정'이라는 궤변으로 모면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여론 소통과정의 기본은 정확한 사실로부터 시작했어야 함에도 거짓으로 저희들을 매도하는 글을 유포한 것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심 위원장의 해명을 반박하며 "저희들은 '보상'이 아니라 '진상'을 철저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이를 모른 채 그러한 악의적 비방글을 리트윗했다면 저희들의 요구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뜻이며, 알면서도 그랬다면 저희들의 요구를 고의적으로 왜곡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심 의원이 이러한 왜곡 사실을 확대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족을 잃은 저희들에 대한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들이 다시 나오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저희들은 심 의원을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심 위원장이 '이것은 내 의견이 아니라 의견 수렴을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도 보냈는데 왜 그것(앞의 메시지)만 공개했느냐'고 해명한 것을 봤다"며 "그래서 혹시라도 저희가 실수했을까 싶어 확인했는데, 그 결과 거짓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유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고(故) 유예은 학생의 아버지다.

유 대변인은 "심 위원장은 저희가 공개한 내용 외에 다른 내용은 단 한 글자도 보낸 적 없다. 해명도 거짓말로 했다"며 "저희는 국조특위 위원장으로서의 자질 뿐 아니라 국회의원 자질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 점 다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경찰, 어버이연합 등에 책임 물어야"

이들은 또 유가족에 대한 보수단체 등의 공격과 관련해 "어제 어버이연합, 나라사랑실천운동이라는 단체들이 우리 가족들의 특별법 요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가족들이 단식 농성과 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농성장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는 폭력을 자행했다"며 "'관리책임을 소홀히한 학부모들이 아무 잘못 없는 정부와 국민들을 괴롭힌다'는 극언까지 일삼았다.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은 "경찰 당국은 합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농성장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한 이들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 위원장은 회견에서 "어버이연합, 엄마봉사단 분들이 저희 뜻을 몰라주고 상황판을 부수기까지 했다"며 "저희 가족들이 마련한 특별법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가지고 저희 가족들에게 화내지 마시고, 저희 가족들의 법률안을 제대로 봐 주셨으면 한다"고 오히려 이들에게 간곡히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단원고 2학년 고 김빛나라 학생의 아버지다.

김 위원장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 발견 소식과 관련해서는 "사인이 뭔지, 왜 40일이 지나도록 유병언임이 밝혀지지 않았는지, 유병언이 자주 가던 별장 인근임에도 왜 대대적 검거작전에서는 빠져나갔는지 알 수 없다"며 "어떻게 세월호와 관련해 정부가 밝히는 모든 게 확실한 것 없이 의혹투성이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위원장과 유 대변인 등은 23일 안산에서 서울까지 40여 킬로미터가량 행진해올 계획을 밝히며, 단식 중인 몸에 무리라며 만류하던 의사들이 '정 그러면 링거 주사라도 맞으라'고 해 이날 오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단체로 주사를 맞고 행진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의 행진은 23일부터 1박 2일 동안 진행되며, 같은 기간 서울 광화문과 진도 팽목항 등 전국 각지에서도 추모 미사와 음악회, 집회 등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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