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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유력 변사체…의문점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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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유력 변사체…의문점 투성이

구원파 "2주만에 시신 부패? 유병언 아닐 것"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유력시되는 사체가 발견됐다고 경찰이 22일 밝혔으나,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유 전 회장의 검거하지 못하는 수사당국을 질타할 만큼 유 전 회장의 신변 확보에 경찰과 검찰이 진력을 다했는데, 발견된 지 40일이 넘은 변사체를 이제 와서 유 전 회장이라고 의심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 사체가 발견된 지역은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이 급습했으나 허탕쳤던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매실밭이다. 160센티미터가 안되는 작은 신장 등 남 다른 외모를 가진 유 전 회장과 비슷한 외모의 사체를 문제의 순천 지역에서 발견했는데, 무연고자로 처리한 것도 선뜻 이해는 가지 않는다. 사체에서 채취한 유전자와 구속된 형 병일 씨의 유전자와 대조하는 작업이 40일이나 걸린 것도 의아하다.

▲경찰이 유병언 전 회장으로 의심되는 사체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경찰은 발견 당시 사체가 80% 정도 백골이 진행됐다고 하지만, 사체가 발견됐다는 6월 12일은 검찰이 순천 송치재 별장을 급습한지 20일도 안된 시점이다. 아무리 더운 날씨였다고 하지만 그 정도로 빨리 시신이 훼손됐다는 것도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구원파의 배신? 그렇다면 아들 대균 씨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집단적 비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유 전 회장이 혼자 사체로 발견된 정황도 이제까지 검찰이 밝혔던 유 전 회장의 도피 행각과 다르다. 검찰은 구원파 내에서 '신 엄마'로 불리던 신모 여인을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인물로 체포하기도 했다. 유 전 회장은 도피 중에도 미네랄 생수와 유기농 음식만 먹는 습관이 있다고 알려졌으나, 시신 발견 당시 주변에는 소주병과 막걸리병 등이 흩어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회장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된 사체가 유 전 회장이 맞다면 자살을 했거나 도주를 도운 이들에 의해 살해된 뒤 버려졌다는 얘기인데, 유 전 회장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던 종교집단 내에서 도주 초기부터 그런 일이 일어났을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또 구원파의 '배신'으로 유 전 회장이 5월말께 살해된 것이라면, 아들 유대균 씨의 행방 역시 의문에 남는다. 아들 대균 씨를 구원파가 보호할 이유가 없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짜 유병언 시신이냐"는 의문이 나온다. 수사당국이 시신을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 2차 정밀 DNA 감식을 준비 중인 가운데 구원파 이태종 대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 전 회장의 시신이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한 유 전 회장과 동행했던 신 씨가 체포된 지난 5월 25일까지 유 전 회장이 살아있었다"며 "경찰이 시신을 발견한 지난달 12일에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2주 만에 시신이 부패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의문에도 불구하고 수사 당국의 발표대로 이 변사체가 유 전 회장이 맞다면, 다시 한번 검경의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은 21일 세월호 수사 93일 만에 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 전 회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재발부한 상태다. 죽은 지 두달 가까이 된 사람을 상대로 총력 검거에 나서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검경의 허술한 수사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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