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푸틴의 외교적 고립 초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푸틴의 외교적 고립 초래"

[분석]"서방권, 푸틴에게 최후통첩 보냈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으로 블라디미르 푸틴이 수세에 몰렸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과거 소련의 붕괴를 가져온 대한항공 피격 사건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1983년 대한항공 피격 사건 당시 러시아가 미사일을 쏜 장본인이면서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다가 국제적 고립을 자초했고, 결국 소련의 체제를 약화시켜 소련이 붕괴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처럼, 이번 사건에도 이런 분석이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측에서는 친러시아 언론을 총동원해 '물타기'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고, 행동대장이 우크라이나 정부이며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격추시키고는 그 죄를 우크라이나 반군과 이를 배후에서 조정한 러시아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는 '음모론'도 퍼뜨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이런 주장은 러시아 쪽에서만 나오고 있다.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건 간에 러시아가 외교적 수세에 몰리는 양상인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증거가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 측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물증'을 잡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 등 친러시아 세력 이외에는 '증거'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19일 호주 시드니에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 속에서 한 여인이 푸틴의 러시아를 '테러러시안'이라고 비난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국무장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에 미사일 건넨 것은 명백한 사실"

미국 정부의 표현도 갈수록 결정적이 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각) CNN방송 등 미국 언론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친(親) 러시아 세력에게 미사일을 건넸다”면서 "이 사실은 아주 명백하다”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번 사건 배후에 러시아의 지원이 있을 거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에 그친 것에 비해 상당히 단호해졌다.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이 지난 17일 공개한 반군에 대한 도청 자료의 진위를 감정한 결과 진짜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도청자료에는 반군과 러시아 군 대령이 '실수'로 여객기를 격추하고 당황해 하는 상황이 담겨 있다.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이 공개한 음성 자료를 정보기관 분석가가 감정한 결과 이 대화들은 진짜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반군은 이 도청 자료를 믿을 수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 단정적인 결론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서방사회가 러시아에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탑승객 중 3분의 2가 참변을 당한 네덜란드와 말레시아를 제외하고는 네덜란드에 이어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호주도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겨냥해 비판하고 나섰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유럽 국민이 탑승객 대부분인 여객기가 격추된 사건에 경악하면서, 러시아가 책임이 있다는 시각에 동조하고 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정상은 20일 밤 서로 전화통화를 갖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즉각 합당한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강력한 추가 제재에 나서자는 의견을 모았다. 시한도 22일까지로 못박았다.

서방의 여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물증이 없다"면서 부인 전략으로 시간 끌기를 할 경우 외교적으로 갈수록 심각한 고립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율리 니스네비치 러시아 고등경제대(HSE) 교수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러시아와 서방은 구조적으로 충돌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고립이 매우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림반도의 사실상 점령'으로 기세를 올리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는 푸틴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의 파고를 어떻게 넘어갈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