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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李, '한반도 대운하' 정면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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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李, '한반도 대운하' 정면격돌

"당장 철회하라" vs "정치공세다"

지난 29일 광주에서 열린 경제분야 정책토론회 이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대운하 때리기'가 전면화 되고 있다. 박 전 대표 측은 '운하만 무너뜨리면 대세는 뒤집힌다'는 태세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이 전 시장의 '경제 대통령' 컨셉의 핵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은 이를 '전형적인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반발했다. 특히 이 전 시장 측은 그 동안의 소극적인 대응방침에서 탈피해 '대운하 공약'의 타당성을 적극 홍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100원 투자로 5~24원 벌 것"

31일에도 박근혜 캠프의 유승민, 이혜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유승민 의원은 "경부운하는 경제를 망치는 토목공사"라면서 "이 전시장은 '경부운하가 국운융성의 계기가 된다'고 했지만 경부운하는 국운쇠퇴의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전 시장이 주장하는) 7% 경제성장은커녕 경제 성장률을 오히려 더 낮추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 전 시장 캠프는 '경부운하의 B/C비율(비용편익분석)은 2.3이다. 즉 100원을 투자하면 230원을 버는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캠프에 속하지 않는 전문가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B/C비율은 0.05~0.24에 불과하다. 즉 100원을 투자해도 5원에서 24원밖에 벌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운하 경제성의 핵심은 물동량이다. 관광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 14조~20조 원을 들여 운하를 건설할 이유가 없다"면서 "상식적으로 어느 화주(貨主)가 60~70시간을 들여 부산에서 서울까지 운하에 자기 화물을 실어 나르겠느냐"고 반문했다.
▲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이혜훈 의원(왼쪽)과 유승민 의원이 31일 국회에서 이명박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어 그는 "이 전 시장은 걸핏하면 경부 고속도로를 예로 드는데, 경부 고속도로는 20시간 이상 걸리던 길을 5시간으로 단축시킨 것"이라면서 "경부운하는 5시간을 60~70시간으로 늘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골재를 팔고 민자를 유치해 14~20조 원의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이 전 시장 측의 주장도 도마에 올랐다. 유 의원은 "골재 8억㎥를 파내 1㎥당 1만 원을 받고 팔아 8조 원의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전 시장 측의 주장이지만 작년 우리나라의 모래 수요는 1억㎥에 불과했다"며 "또 경제성도 없는데 과연 어떤 민간사업자가 이 사업에 뛰어들겠느냐"며 이 전 시장의 답변을 요구했다.

그는 "경부운하 자체에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결국 이익을 보는 것은 건설업자뿐"이라면서 "선거용에 불과한 경부운하의 문제점에 대해 이제 국민들을 기만해선 안 된다. 이 전 시장은 지금이라도 경부운하 공약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혜훈 의원도 "이 전 시장은 운하를 10년 동안이나 이야기해 왔지만 정작 어떤 내용으로 건설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개요, 비용, 편익에 대한 안이 전혀 없다"면서 "여기에서 말이 다르고, 저기에서 말이 다른 상황인데 공식적인 안을 제시하라"고 몰아쳤다.

"전형적 정치공세…이명박 저격수냐"

반면 그 동안 '정치공방에 휘말리지 않겠다'면서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해 왔던 이명박 전 시장 측은 박 전 대표 측의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태 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운하에 관심을 가져주니 고마운 일"이라면서 "그 동안 홍보가 제대로 안 됐는데, 이런 홍보의 기회를 만들어줘 감사한다"고 여유를 보였으나 캠프의 속사정은 사뭇 다르다.

특히 대운하 공약이 박근혜 전 대표 뿐만 아니라 정치권 전반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자 이명박 캠프의 긴장도는 상당히 높아졌다. TV 토론 등 공개적인 장을 통해서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어서 대운하 공약을 주제로 한 양 진영 간의 '맞장토론'도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대운하에 대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면서 "전문가들을 동원해 국민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도 "아직 공식 입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두 후보 간 직접 토론이든, 캠프 소속 의원들 간의 토론이든, 전문가 토론이든 형식과 시기를 막론하고 공개적인 논쟁을 벌이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게 캠프 내부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승민, 이혜훈 의원은 이전에도 '이명박 저격수'로 혼합 복식조를 이뤘고, 계속해서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전날의 공개질의도 질의라기보다는 비난성 성명에 가깝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상당히 정치적인 공세 성격이 강하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비판을 정치적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 측의 이혜훈 의원은 "박형준 의원은 나와 유승민 의원을 '저격수라면서 인격을 매도하는 발언을 했다. 그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받아쳤고, 유승민 의원은 "오늘 제시한 문제에 대한 이명박 전 시장 측의 답변이 시원치 않을 경우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이명박 캠프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정말 곤란하다. 교육·복지, 통일·외교·국방 등을 주제로 한 2차, 3차 정책토론회에서도 운하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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