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거짓 답변을 했다. 10일 오전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는 부동산 양도세 탈세 의혹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에 한 말은 정반대였다. 오전에 한 말은 거짓으로 확인됐다. 그걸 스스로 인정했다. 결국 야당 의원들의 항의로 청문회가 중단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인태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에서 정 후보자가 1988년 기자를 대상으로 특별분양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아파트를 전매제한 규정을 어기고 팔았으며, 소유권을 3년이 지나서 넘겨 비과세 혜택을 불법적으로 받았다고 따졌다. 집을 매입한 임모 씨가 설정한 가등기가 중요한 단서였다.
정 후보자는 가등기 이유에 대해 "은행 대출을 받던 시절, 동료 기자 한 분이 아는 분이라고 임 씨를 소개해 돈을 빌려 쓴 사실이 있다"며 "그 이후 임 씨가 채권을 확실히 하기 위해 가등기를 요청해서 그렇게 해드렸고, 그 기한이 지나서 이분이 바로 그 집을 사시겠다고 해서 매매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 의원이 공개한 임 씨와의 통화내역은 정 후보자의 해명과 전혀 다르다.
임 씨는 "기자들 단지로 지정됐던 우성 7차 아파트를 내가 8000만 원을 주고 샀다. 그런데 등기가 안 넘어오더라. 그래서 그대로 살 수가 없어 주민등록을 다 하고 가등기를 했다"면서 "가등기가 이듬해인가 풀려서 내 이름으로 바꿨다. 실제 거주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가 전매제한 규정을 어기고 아파트를 팔았고, 이 때문에 소유권 이전이 안 돼 가등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 후보자가 양도세를 내지 않은 것도 법을 위반한 게 된다.
정 후보자는 "저분(임 씨)이 왜 저렇게 답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주민등록등본을 확인하고 답변 드리겠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오후 질의에서 정 후보자의 답변은 정반대가 됐다. 유인태 의원이 "기자협회 아파트가 조합아파트였고, 관행적으로 (매도)했는데 왜 그걸 기억 못느냐"고 추궁하자 정 후보자는 "아내한테 전화를 받고 제 기억을 살려보니 그런 일(매도)이 있었다"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록이 없고,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해 버렸다"고 한 뒤 사과했다.
이어 유 의원은 "3800만 원짜리를 8000만 원에 판 걸 왜 기억 못 하나. 전부 거짓말이다"라며 "1988년에 매도하고 1992년에 소유권 이전되는데 여기 사신 건 100일밖에 안 됐죠?"라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서면답변과 마찬가지로 "아이들 유치원을 거기서 다녔다"면서 1년 동안 거주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야당의원들은 이 역시 거짓말이라고 봤다.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3개월밖에 산 흔적밖에 없다. 그리고 바로 압구정동으로 이사한 기록이 있다. 그런데 1년이라고 하고…"라며 "계속 위증하고 거짓말을 하시는데 인사청문회 계속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정회를 결정했다.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교문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고 위증으로 일관하는 정 후보자를 대상으로 더 이상 인사청문을 이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의혹 백화점의 자질미달 후보를 국민 앞에 추천한 청와대에 있다"면서 정 후보자의 즉각적인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청문회 속개 여부에 대해 일단 “여당과 논의 하겠다”라고 했으나 "(정 후보자가 스스로 말을 뒤집은 데 대해) 저쪽(여당)도 많이 난감해한다"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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