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안 돼, 이건 안 된다고…."
14년간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허동준 동작을지역위원장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서울 동작을 출마 선언장에서 "이건 안 된다. 23년 지기 등에 비수를 꽂게 하는 패륜적 행동을 한 김한길 안철수 사퇴해야 한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아쉬움이 있다."
14년 전 동지애가 한숨이 됐다. 노동당 김종철 전 부대표는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의 서울 동작을 출마 선언 후, 성명서를 통해 "함께 활동해왔던 경험과 진보정당의 재편과 공동 진로 모색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아쉽다"라고 밝혔다.
7.30 재보궐선거 동작을 출마를 놓고, 한쪽에서는 친구가 다른 한쪽에서는 선후배가 갈라졌다. 선거 승리에만 목을 맨 정당의 이권 다툼에 우정도, 애정도 한순간에 깨졌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 마치 불금에 클럽 앞에서 엉겨붙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도 "'동작을 사태'를 보면, 한국 정치의 후진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며 정당 정치의 파행 모델이라고 비난했다.
기동민 전 부시장과 노회찬 전 대표의 동작을 출마는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주변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 서울에서 유일한 보궐선거 지역인 동작을이 차기 권력을 염두에 둔 인물 간 대리전의 성격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기동민 전 부시장은 광주 광산을 출마를 희망했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를 전략적으로 동작을에 배치했다. 이철희 소장은 "내가 아는 기동민은 사나이 중의 사나이"라며 자신의 출마와 관련한 입장 표명이 늦춰진 데는 "혼자만의 결정이 아닌 집단적 결정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치 맏형인 노회찬 전 대표는 당장의 승리보다 두세 걸음 앞선 행보로, 일종의 정치 실험을 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철 교수는 "용이 물을 모아가며 때를 기다려 한 번에 승천하려는 구상도 있었"지만 선당후사에 개인의 의지가 묻혔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진행된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간판을 단 이계안 후보가 동작을에서 당선됐다. 구(舊) 한나라당 텃밭이었던 동작을에서 구(舊) 민주당 출신 의원이 나온 것이다. 이후 동작을은 사실상 전략 공천 지역으로 분류되며, 거물 정치인의 격전지가 됐다. 18대 선거에서는 '정동영 vs 정몽준', 19대에서는 '이계안 vs 정몽준'이 붙었다.
김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이 큰 그림을 못 그리고 있다"며 "제1 야당답게 정권 교체를 위한 세력을 모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은 2017년 수권 의지 여부조차 의심받고 있다.
이종훈 스포츠 평론가는 "진보정치인으로 노회찬 전 대표를 보호할 줄 알면 정의당이 아니고, 야권의 큰 그림을 그릴 줄 알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니다"라는 말로 정치와 정당이 실종된 현 상황을 비꼬았다.
<프레시안><이쑤시개>, 영원하으~~~리!<프레시안>이 2012년 11월부터 시즌제로 제작한 <이철희의 이쑤시개>가 시즌4에서 독립 팟캐스트로 거듭났습니다. 이철희 소장을 비롯해 시즌3 공동 진행자였던 김윤철 교수, 이종훈 평론가가 시즌4에서도 호흡을 맞춥니다.<이쑤시개>가 독립 팟캐스트로 전환한 것은 <프레시안>의 재정 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독자 및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프레시안>과 <이쑤시개>가 잠시 떨어지지만, '으~~~리'는 변함없다는 사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아울러, 그동안 <이쑤시개>에서 사용한 #3003번(정보이용료 1000원)은 <프레시안> 응원 문자로 전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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