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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이병기 "대선 앞두고 그런 짓들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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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거침없는 이병기 "대선 앞두고 그런 짓들 하지 않나?"

[청문회] 답변 도중 실소 터트리고, 청문위원에 "여러분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불법 정치 자금 사건인 이른바 '차떼기 사건'에 연루, 처벌을 받은 전력과 관련해 7일 "정치 자금 불법 전달, 백번 사과드린다"며 "한번의 실수를 했었고, 일생일대에 뼈아픈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답변 도중 실소를 터트리거나 청문위원들에 대해 "여러분들"이라고 말하는 등 거침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불법 정치 자금을 전달은 했지만 차떼기(불법 정치 자금 모금)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특보이던 이 후보자는 김영일 한나라당 선대본부장의 지시를 받아 이인제 자민련 부총재 측에 5억 원의 불법 정치 자금을 박스 두 개에 나눠 담아 전달했다. 당시 이 후보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인제 부총재를 이회창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 유세를 하도록 하는 명목 등으로 현금 뭉치가 담긴 박스 두 개를 전달했다. 이같은 일이 한나라당 차떼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후 이 후보자는 100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당시 검찰 수사로 드러난 한나라당의 불법 정치 자금 모금액은 823억 원에 달한다.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 발언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2014.7.7 ⓒ연합뉴스

거침는 이병기 "대선 앞두고 다 그런 짓들 하지 않나?"

이 후보자는 "밭떼기인지, 차떼기인지 하는 것은 직접 차를 가지고 (불법으로) 모은 돈을 전달하고, 거기에 참여한다는 것을 말하는데, 저는 그 자금(5억 원의 성격)이 당의 후원금인지, 어떤 것인지 알지도 못했고, 당에서 주는 돈을 무조건 제가 갖다 준 것"이라며 "그 돈을 정치 공작(자금)이라고 말씀들을 하는데 의례히 대선을 앞두고 당끼리 합치고, 반대 당 사람 영입하고 그렇지 않나. 영입 회유를 했다고 하는데, 여러분들(정치인, 국회의원 등) 표현으로 대선 앞두고 다 그런 짓들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선 앞두고 다 그런 짓들(회유, 공작) 하지 않느냐"는 발언이 문제가 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은 "'송구스럽다'고 하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자꾸 차떼기로 저를 (가져다) 붙이는데, 제가 차떼기에 일체 관여한 바 없다. 제가 이인제 당시 부총재 만나 대선에 협조해달라고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 아니겠느냐"라며 "상대당(노무현 당시 후보 측 민주당)도 아니고 자민련 부총재였고, 제 고등학교(경복고등학교) 동문인데, 선거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야당 유력 의원 매수 공작에 연루돼 처벌까지 받은 이 후보자가 '매수'는 문제지만 '공작'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선거 유세를 도와달라"는 취지로 5억 원을 직접 전달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이 후보자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변명같지만 그 돈이 차떼기, 밭떼기 뗀 돈이라면 그 일을 안 했을 것이다. 액수는 제가 많다고 생각을 했다. 김영일 당시 (선대본부장 겸) 사무총장이 느닷없이 돈을 전달하라고 해서 손으로 (손가락 다섯개를 펴서) 이러길래 속으로 5000만 원이라고 생각하고, 유세 명목으로 적정하다고 말했더니, '오천이 아니라 오억이다'라고 하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이어 "당시 2007년 대선 제일 중요한 선거 이슈가 행정 수도 이전 문제였고, 결국 충청권이 문제였는데, 이인제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선 경선을 치렀지 않느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후보가 되니 이인제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충청 표, 충청 민심을 선거 전략으로 하다보니, 이인제 의원이 당시 자민련 부총재를 했고, 이인제 의원을 접촉해보자고 했다. 마침 제가 고등학교 동문이니 이병기 니가 가라, 이렇게 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의 답변 태도에 대해 "편안하게 답변하고 당연한 듯이 답변하는데,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제 자신도 100% 국정원장 직에 적합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때 제가 상황 판단 잘못했었다. 물론 제가 이인제 의원 만나 선거 때 도와달라고 한 것은 후회한 적이 없지만, 제가 차떼기 아니라고 해도 정치 자금을 불법 전달한 것은 누차 송구하다고 했다"며 "굳이 변명을 하자면 제가 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제가 또 다시 검찰에 불려가고 불명예스러운 일을 하겠느냐. 정치 관여 문제는 제가 (안 하겠다고) 확실히 약속을 지켜나갈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대의 민주주의에서, 국기 문란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후보자가 국정원 정치 중립을 위해 국정원 개혁을 해야 하는 원장 자격이 있는가 하는 것이 국민들의 질문이고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5.16쿠데타, 북한 적화통일 전략에 대응할 수 있었다"

1997년 대선 당시 '안기부 북풍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았던 것과 관련해 이 후보자는 "당시 1년 정도 출국금지도 당하고 수사를 받았지만, 제가 관여를 안 한 것으로 보고 당시 검찰이 저를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당시 거꾸로 저는 직원들에게도 절대 정치 관여 말자고 시종일관 주장했다. 그런 주장을 했기 때문에 여러분들, 의원들이 말하는 '북풍' (공작)에서 제외됐는지 모르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저의 소신은 변화가 없다"며 "(북풍 공작에도) 관여를 안해서 아는 것도 없고, 변명을 드리는 것도 이상하다. 다만 제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시려면 당시 검찰 조사를 (내용을)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5.16쿠데타와 관련해 "제가 중학생 때였는데, 당시 경제 상황이 도탄에 빠졌었고, 안보도 문제였다. 5.16은 결과적으로 북한의 적화통일 전략에 대응해, 자유민주주의 수호,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5.16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북한의 적화 통일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판단하느냐"는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당시 제가 어렸을 때 분위기도, 커서 지금 (당시 분위기를) 상기해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젊은 학생들이 판문점에서 '가자 북으로' 할 때인데, 어린 학생의 마음이지만 이래서는 안될 것이라고 느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5.16으로 인해 정치 발전이 조금 늦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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