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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힘이 든다…누가 기자실 통폐합 하고 싶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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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통령도 힘이 든다…누가 기자실 통폐합 하고 싶겠나"

청와대 해명…"기자실 설움 겪은 언론사도 비판하다니"

'브리핑룸-기자송고실(기자실) 통폐합'을 골자로 지난 22일 국무회의를 통해 발표된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에 대한 언론의 쏟아지는 비판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던 청와대가 25일 '기자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글을 홍보수석실 명의로 청와대브리핑에 게재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관련당국자들이 졸지에 나치의 괴벨스 내지는 5공화국 때의 허문도 전 장관처럼 묘사되는 걸 보면서 마음이 씁쓸하다"며 "'오해'가 커도 이렇게 클까 싶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홍보수석실은 주요한 기자실 개편사유로 '기자들의 사무실 무단출입'을 꼽으면서 "공무원들은 사무실에 오는 기자들에게 늘상 감시받지 않으면 부패하고 타락하는 집단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언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크다"
  
  홍보수석실은 '임기도 얼마 안 남았는데 왜 급박하게 기자실을 통폐합하냐'는 질문을 스스로 던진 후 "다른 의도는 없다"며 " 참여정부가 해묵은 난제들, 이를테면 방폐장 새만금사업 등을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해결했듯이 언론문제도 이번에 제대로 해 놓고 다음 정부에 넘기겠다는 것"이라고 자답했다.
  
  홍보수석실은 "이번 개편이 마치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악감정에서 출발한 것처럼 보는 시각은 극히 잘못됐다"며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언론에 대한 관심과 애정, 언론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사실에 입각하지 않는 보도를 일삼거나 정치권력처럼 행세하려 드는 언론에 대한 실망과 우려가 클 뿐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홍보수석실은 대통령의 발언이라며 "언론탄압이라고 하는데, 공사기간 빼면 불과 몇 달동안 대통령이 대체 무슨 탄압을 하겠다고 시스템을 바꾸겠느냐", "대통령도 솔직히 참 힘이 든다. 누가 이걸 하고 싶겠느냐"고 전했다.
  
  "'감시 사각지대' 표현은 공직사회 모독"
  
  홍보수석실은 "이번 방안은 2003년에 이미 시행했던 '개방형 브리핑제'의 시행착오를 바로잡고 제대로 정착시키자는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며 "지난해 여름부터 개방형 브리핑제의 실태를 재점검한 결과 일부 부처에서 기자들의 부처 사무실 무단출입이 되살아나고 내실있는 브리핑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는 등의 문제점이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슨 일을 진전시키기 위해 논쟁이 붙을 땐 글로벌스탠다드로 가면 된다"며 "정부 부처 사무실을 기자들이 무단으로 출입할 수 있는 국가는 어디에도 없고 부처마다 기자실을 두는 나라도 일본을 제외하곤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무실 출입을 못하면 견제를 못한다' '공직부패를 누가 감시하나' '감시 사각지대' 등의 표현은 공직사회에 대한 모독"이라며 "공무원에게도 인격권이 있고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언론사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보다 하찮은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각 부처마다 자체 감사관실과 감사원, 총리실 및 검찰, 경찰 등 사정기관 등이 공무원 조직에 대한 감시와 감찰활동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정당이 언론을 어떻게 다뤘는지는 세상이 다 안다"
  
  홍보수석실은 "무단출입 제한조치 한 가지 갖고 '권력의 나팔수 전락' 운운한다면 치열한 직업정신을 포기하는 사고"라며 "이번에 문제가 된 공기업 감사들의 외유성 연수를 질타하는 기사의 경우 기자실에서 나온 기사는 아닌 것으로 우리는 알고 있다"고 훈수하기도 했다.
  
  홍보수석실은 "대통령은, 언론계가 이번 개편을 잘 활용해 결국 '언론의 품질'이 향상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이번 개편안을 두고 정치권에서까지 문제제기 하는 모습을 보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한나라당이 '현대판 분서갱유'라며 '홍보처 폐지'를 주장하고 '언론자유 수호'를 외치는데, 이건 정치적 선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뿌리인 민정당이 집권하던 시절의 공보처가 언론사와 언론인들을 어떻게 다뤘는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마이너, 인터넷 언론사 고충 강조전선분리 시도?
  
  이날 홍보수석실은 '보수, 진보, 방송, 신문, 인터넷'을 막론한 거의 전 언론의 비판을 의식한 탓인지 '전선분리'를 꾀하기도 했다.
  
  이들은 "신생 언론사와 마이너 언론이라고 하여 기자실에 발도 못 붙이게 하는 나라도 찾기 힘들다"며 "유수의 인터넷 언론조차 특정 기자실에 못 들어오게 하고, 한정된 기자들끼리 당국자들을 불러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듣는 관행은 어찌 보면 횡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창간 초기 기자실 앞에서 문전박대 당했던 설움을 간직한 언론사까지 이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청와대를 출입하는 인터넷 기자들이나 '창간 초기 기자실에서 문전박대 당했던 언론사'의 기자들은 "개방형 브리핑 제도는 정보 접근에 대한 문호를 확대하는 것이지만 이번 방안은 정보접근을 본질적으로 줄일 수밖에 없는 제도"라며 "청와대가 두 가지를 교묘하게 섞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막상 일부 종합지들이 폐쇄적 기자단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검찰청 등 특수기관에 대해선 청와대나 국정홍보처도 일언반구 언급이 없는 형편이다.
  
  "홍보처 필요성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
  
  홍보수석실은 '기자실 통폐합'의 사유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했지만 브리핑제도 개편, 정보공개제도 확대에 대해서는 별다른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홍보수석실은 "언론에서 제기하는 부실한 브리핑, 미흡한 정보공개 제도 등은 우리가 이번에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것"이라면서도 "조속한 시일 내에 보완해나가겠다" 고만 말했다.
  
  대신 이들은 "기자들의 취재를 내실 있게 지원하기 위해 전자브리핑 제도도 도입하고 온라인으로 개별적 질문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이 실례로 내놓은 바 있는 '1주 1사 1건 온라인 질의응답 방안'에 대해선 청와대 관계자들도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고 고개를 내젓고 있는 형편이다.
  
  한편 이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대해 직접 특별히 언급한 것은 없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정치권에서 국정홍보처 폐지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데 대해선 "지금 국정운영에 있어 국민과 소통이 갖는 중요성, 홍보의 통합조정기능을 갖는 필요성에 대해선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며 "국회에서 구체적 의견이 나온다면, 그에 대해 저희 의견을 언제든지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글로벌 스탠다드'로만 따지면 차관급 고위공직자가 책임자로 있는 국정홍보처 같은 별도의 공보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선진국은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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