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개통한 인천국제공항 KTX가 터널이 너무 좁아 화재 등의 사고 발생 시 승객 대피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각 지역에서 인천공항까지 환승없이 '논스톱'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정부 시책에 따라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안전 문제에 있어선 각종 미비점이 발견됐다는 지적이다.
<프레시안>이 3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상희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안전 점검 보고서'를 보면, 새로 개통된 인천공항KTX 구간에 '박스형' 및 'U형'의 단선 터널이 많아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처하기에 곤란한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역과 인천공항 사이 총 71.4km 구간에 박스형 터널이 4개, U형 터널이 2개 등 총 6개의 터널이 설치돼 있다. 그런데 이들 터널이 갓길이 비좁은 단선 터널이어서 화재 등의 사고 발생 시 승객 들의 대피가 쉽지 않다는 것이 철도노조의 설명이다.
또 터널 및 곡선 선로에선 어댑터 연결이 불가능해, 비상 상황 발생 시 구원기를 통한 구원 운전(차량 고장 시 다른 차량의 동력을 이용하거나, 고장 차량만 회로에서 분리시켜 운전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신호체계와 선로, 터널과 역 등의 구조물도 인천공항 전용 전동차에 맞게 설계돼, 애초 KTX와 같은 고속열차 운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철도노조는 "이례 상황 발생 시 대처할 수 없는 환경 조건으로 (열차가) 정시 도착을 못해 승객이 항공 탑승을 못했을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며 "결국 KTX 기장에게 모든 책임 소재를 떠넘길 소지가 농후하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종합시험운행 결과 구조적, 시스템적 오류 인자가 발생했지만 개선이나 시정없이 정부 정책을 명목으로 비정상적인 취급을 하며 무리한 개통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상희 의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교통 시설에 대한 안전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공사가 무리하게 노선을 개통을 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빠른 시일 내 문제점을 개선해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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