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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전횡' 수면위로…재보선 '공천 학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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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전횡' 수면위로…재보선 '공천 학살' 시작?

김문수 측 "당에서 출마 요청은 무슨? 요청 없었다"

친박계의 '공천 전횡'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차기 대권 후보군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7.30 재보선 불출마를 천명했고, 구(舊) 친이계 임태희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경선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했으며, 친박계와 소원해진 이혜훈 전 최고위원도 고배를 마셨다.

이번 공천 작업의 핵심 키를 쥔 인사는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윤상현 사무총장으로, 그는 "청와대와 통하는 인사"로 불린다. 새누리당은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을 내세워 혁신위원회를 꾸리는 등 당 이미지 쇄신 작업에 착수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재보선 승리보다 계파 이익에 매몰돼 판단력이 흐려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이완구 원내대표, 윤상현 사무총장 ⓒ연합뉴스

김문수 측 "당에서 출마 요청은 무슨? 요청 없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측근을 통해 재보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지사의 한 측근은 1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18년 동안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재충전을 하고 싶어한다"며 "그동안 언론에 (동작을 지역) 후보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 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왈가왈부 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이제 지사직을 내려놓은 만큼 재충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출마는 오로지 김 전 지사 본인의 판단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동안 그의 출마설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섰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김 지사에게 공식적으로 출마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 측근은 "당에서 출마 요청은 무슨, 요청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김 전 지사가 7.30 재보선의 간판으로 뛸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다. 언론도 김 전 지사의 출마 여부가 초유의 관심사였으며 그의 출마로 새누리당 '수도권 벨트'가 완성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당 지도부는 김 지사에게 출마 여부조차 묻지 않았던 셈이다.

구 친이계 등 새누리당의 비주류 의원들도 이명박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던 임태희 전 실장의 평택을 재보선 공천 낙마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선 참여 기회에서조차 배제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관리위는 당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자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경선 참여 기회조차 봉쇄하는 결정을 했다"며 "(공천 배제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을 모신 장관과 비서실장이었기 때문이냐"고 반발했다.

임 전 실장은 "저는 새누리당이 합리와 상식에 입각하여 운영되어온 전통 있는 정당이라는 사실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그것이 지난 15년간 제가 당을 지키고 사랑해온 이유"라며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당이 구태와 파행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보며, 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어쩌다가 당이 이 지경이 됐느냐. 저는 가능한 모든 방법과 노력을 동원하여 이번 결정의 부당함을 바로잡고 당을 바로 세우는 일에 앞장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당내 투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출마 사실을 알렸다"는 임 전 실장은 "무소속 출마도 감수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분명한 것은 저는 평택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남구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사실상 밀려난 이혜훈 전 최고위원의 경우도 심상치 않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었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경제 민주화 공약 후퇴'를 강하게 비판하는 등 소신 발언을 이어왔던 인사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아무리 최근에 소원해졌다고 해도, 이혜훈 전 최고위원 같은 몇 안 되는 인재까지 내칠 줄은 몰랐다. 아직 (친박계)에서 가지고 있는 게 많다고 보는 것 아니겠느냐"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의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방선거 때 친박이 완패했지 않느냐. 대구까지도 (친이계) 권영진 시장에게 뺏기고, 부산과 인천에서 겨우 체면치레 했다. 그런 상황을 이번에는 친박들이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야당과 선거 경쟁을, '계파간 경쟁'으로 좁게 보면서 '밀리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보선 출마 여부와 관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물들은, 이정현 전 홍보수석을 제외하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 대부분 친박계가 아니다.

친박계의 초조함과 위기감은 곳곳에서 표출된다. 당권 경쟁에 뛰어든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은 전날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에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만났는데, 친박이 아닌 홍 지사도 '이번에 친박이 당권을 지키지 못하면 최초로 임기 1년 5개월 만에 대통령의 레임덕이 오는 것이다'라고 쏘아붙이더라.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었다.

"밀리면 죽는다"는 위기감에 떼밀려 친박계가 7.14 전당대회와 7.30 재보선을 권력 공고화 수단으로 삼는다는 비판이 당내 비주류 측에서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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