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2008년 제18대 총선 공천에서 이른바 '친박 공천 학살'이 벌어지자 박근혜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친이계를 겨냥해 한 발언이다. 당시 화제를 모았던 이 발언이 6년 만에 다시 나왔다. 그러나 이번 발언의 주인공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다. 여당 의원이 박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재생해 박근혜 정부를 겨냥했다. 박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부메랑이 돼 청와대로 돌아온 셈이다.
7.14 전당 대회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은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며 청와대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상기시킨 후 "그러나 청와대와 정부의 최고 책임자는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을 계속 감싸는 것은 물론,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어 교체하려던 정홍원 국무총리를 '안대희·문창극 인사 파동' 후 슬그머니 유임한 것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 '관피아' 척결, 적폐 해소를 약속했으나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국민들이 대통령의 약속을 믿지 않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 개조는 말로 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변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100% 대한민국', 경제 민주화, 정치 혁신의 약속은 다 어디 갔느냐고 국민이 분노의 목소리로 묻고 있다"며 대통령과 당이 이에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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