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명확한 사인을 밝히고 총기 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규명하라고 호소했다.
26일 오후 권선언 유가족 대표는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왜 사건 발생 즉시가 아닌 그 다음 날 오후 3시까지 주검이 방치됐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군 당국에 요구했다.
권 대표는 "사건 발생 당시 군 당국은 관통한 총상에 의한 사망"이라고 밝혔는데 "과다출혈에 의한 사망이 의심되는 소견이 나오는 상황이 있다"며 "사건 발생 당시 군 당국의 초동대처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이번 총기 사고의 원인을 두고 군 당국이 임 병장을 둘러싼 개인적인 갈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인권침해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보호관심병사의 제도 등 안일한 병역관리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권 대표는 △피해자들을 구조하기 위해 신속히 응급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사건 발생 후 2시간 반 동안이나 외부에 알리지 않아서 국민들의 생명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 점 △수색 당시 관심병사 처리 과정 전반 등을 통해 군 당국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과 부도덕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군 당국의 이같은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병폐로 이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왕따 등 개인 간의 갈등 문제로 접근하려는 태도는 관리 책임자인 자신들의 의무를 져버린 일"이라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이같은 군 당국의 태도는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군 당국의 무책임하고 안일한 병역관리를 보면서 임 병장에게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권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참지 못하며 "자식을 잃은 슬픔을 표현할 여유도 없이 대책위를 꾸려야 하는 유가족들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진다"고 토로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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