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청이 지난 20일 인천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 PX공장 증설공사에 대해 준공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나자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의 반발이 커지고 있어 PX공장의 위해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선 합의 후 승인'을 지키지 않은 인천시, 서구청, SK 측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대규모 집회와 형사 고발까지 예고해 놓은 상태다.
서구 석남동 주민들로 구성된 'SK인천석유화학 공장 증설 반대 주민대책위원회(이하 석남동대책위)' 회원 1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부터 PX공장 앞에서 PX공장 가동 반대와 이를 승인한 서구청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일부 석남동대책위 회원들은 서구청에 찾아가 "주민들의 합의 하에 준공을 승인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서구청 관계자는 "지난 11일 SK 측에서 건축 허가 신청서를 온라인으로 제출했고, 건축과는 13개 부처에 위법사항이 있는지 문의한 결과 시 대기보전과에서만 보충 요청을 해 SK가 19일 보완자료를 제출해 20일 최증 승인이 내려졌다"며 "법률 상으로는 PX공장 승인 신청을 미룰 만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의 석남동주민대책위원장은 "SK가 안전의 종합적인 검증이나, 장외 환경영향평가, 차폐녹지 대책과 같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민상생협의체와는 별도로 꾸준히 집회를 하면서 우리의 요구가 받아 들여질 때까지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남동대책위는 오는 25일 오후 2시 PX공장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사랑방 주민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김모씨도 "애초에 시·서구청·SK가 주민들의 합의 하에 공장증설을 승인 하는 것이 조건이었는데 결국 '대주민 사기극'을 벌여 온 것"이라고 지적하며 "공장 승인이 떨어진 마당에 주민상생협의체는 더 이상의 의미가 없어졌다. '범주민대책위원회(가칭)'을 꾸려 책임자들에 대한 형사 고발 검토와 함께 집회 등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주민과 협의 안된 증설 준공 승인은 무효"라며 "전 구청장이 퇴임 열흘 전에 증설을 전격 승인한 것은 많은 의혹들을 일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년성 구청장과 강범석 서구청장 당선자에게 ▲PX공장 준공 승인 재검토 ▲안전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설명회 개최 ▲서구청 차원의 민관위원회 구성 ▲유해화학물질 관련 조례 제정 ▲SK석유화학 관련 자료 전면 공개 등을 요구했다.
한편 SK인천석유화학은 PX 공장 시범 운전을 거쳐 다음달 중순부터 정식 가동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X공장 준공 승인을 놓고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 정치권까지 나서서 안전대책 마련과 승인과정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다음달 초 감사원의 감사결과 보고서 발표까지 예정돼 있어 PX공장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인천뉴스=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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